밤 꼴딱 지새운 대구 AZ 접종자 "두통 심해 한숨도 못잤다"
“지난 밤 두통이 너무 심해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응급실에 가야 하나 고민하며 긴 밤을 지새웠는데 시간이 어찌나 안 가던지…. 새벽에 타이레놀을 먹고 나니 좀 괜찮아졌습니다.
지난 26일 대구 중구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A씨(61)의 말이다. 닥터김노인요양센터에서 근무하는 A씨는 27일 오전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접종 직후에는 이상 반응이 없어 귀가했지만, 이후 주사 맞은 부위 통증이 심해졌다”라고도 전했다.
A씨는 이전에 독감 주사를 맞은 경험은 있지만 지금처럼 심한 두통이나 주사 부위 통증, 미열 등은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주사 부위 통증은 견딜 만 했는데 두통이 갑자기 심해졌다”며 “밤을 꼴딱 지새우고, 새벽 6시쯤 동료들 단체 채팅방에 상황을 전했더니 우리 센터 간호부장님이 ‘타이레놀을 먹어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A씨는 접종 후 보건소 측에서 “두통 등이 심할 경우 타이레놀을 2알 정도 복용하라”고 알려줬던 게 기억이 났다고 했다. 약을 2알 먹고 30~40분쯤 뒤부터는 두통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A씨는 “지금은 워낙 잠을 못 자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정도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간 근무를 한 뒤 바로 접종을 하고 또 한숨도 못 자고 출근해 그런 것 같다”며 “주변에서 다들 쉬라고 하는데 어르신들을 돌봐야 하니 일단 센터로 나왔다”고 말했다.
A씨를 비롯해 전날 오전 9시부터 닥터김노인요양센터 직원 10명이 대구 지역 요양시설 관계자 중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김혜원 닥터김노인요양센터 시설장은 “오전 일찍 직원들의 상태를 확인해본 결과 10명 중 5명, 즉 절반 정도가 미열·두통·메스꺼림·주사부위 통증 등을 경험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사회복지사 B씨도 밤에 속이 메스꺼워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른 직원 C씨도 피로감이 급격히 몰려왔다고 했다. C씨는 “오후부터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더니 집에 와서 저녁 식사를 하자마자 잠이 들었다”며 “아침에도 눈이 잘 떠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예방 접종 후에는 접종 부위 통증이 일어날 수 있다. 이밖에 발열이나 피로감·두통·근육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 3일 정도 지나면 사라진다. 다만 열이 지속되면 예방접종 전이나 항체가 미처 생성되기 전 코로나19에 감염됐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럴 경우 즉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편 백신 접종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1년하고도 37일 만에 시작됐다. 접종 대상자는 전국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총 5813곳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두 번 맞아야 한다. 한 번만 접종할 경우 약간의 면역을 얻을 수 있겠지만, 보호 효과는 확실치 않다.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은 3월 초에 완료되고, 2차 접종은 1차 접종 후 약 8주 뒤에 시행된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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