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장날" 여의도가 들썩였다..'더현대서울' 장사진 현장

최민우 2021. 2.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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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식 개장한 서울 최대 백화점 '더현대 서울' 가보니
사진=최민우 기자


26일 서울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이 정식 개점했다. 평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한 손엔 백화점 가이드북을 들고, 또 다른 한 손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백화점을 보고 즐겼다. 퇴근길 여의도 일대에서는 ‘더현대 정체’로 불릴 만한 교통정체까지 빚어졌다. 개점 인파라니. 코로나 시대에 보기드문 풍경이었다.

이날 이른 아침 ‘더현대 서울’을 찾았다. 오전 9시. 개점까지 1시간 반이 남았는데도 백화점 주변은 백화점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일 오전이라는 시간이 무색했다. 줄을 선 사람들은 백발의 어르신부터 중년의 아주머니, 초등생 자녀와 함께 온 엄마 등 다양했다. 몇몇 시민들은 안내 요원에게 매장 위치를 물어보며 백화점 관광 계획을 세웠다.

사진=최민우 기자

“얼마만의 인파인가” 설레는 쇼핑객들

“발렌티노, 구찌, 루이비통 우리가 갈 곳은 이곳이야. 발렌시아가 아니고 발렌티노!” 나란히 머리핀을 곱게 꽂은 노년의 세 여성이 백화점 개장을 기다리며 방문할 매장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한 남성은 뉴발란스에서 오늘만 특별히 판매하는 신발이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어후! 미쳤나 봐 진짜.” 2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오전 10시20분쯤 백화점 안내 직원들의 마음이 급해진 듯했다. “매장이 대리석 바닥이라 달리면 다칠 수 있습니다” “거리두기로 간격을 벌려 주시길 바랍니다” 연신 고객들에게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안내를 한다.

오픈 시간이 초읽기에 들어간 시각, 백화점 정문에는 100여명의 사람들이 줄을 선 채 대기하고 있었다. 드디오 오전 10시30분. ‘더현대 서울’의 문이 열렸다. 시민들은 발열 체크기를 지나 제각각 자신들이 원하는 매장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쇼핑보다 힐링…‘리테일 테라피’로 승부수

이날 직접 둘러본 더현대 서울은 자연을 담기 위해 공을 들인 티가 났다. 뻥 뚫린 천장과 탁 트인 시야 그리고 1층까지 비추는 햇빛은 다른 백화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이었다. 또 많은 고객으로 북적였지만, 붐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통로 너비는 기존 백화점의 4배 수준인 8m라고 했다. 높은 층고와 넓은 통로 그리고 곳곳에 뚫려있는 천장이 개방감을 줬다.
사진=최민우 기자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조형물은 12m 높이의 인공폭포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자연 채광과 폭포수가 어우러져 점포 내부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폭포수 아래 벤치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찼다. 커피를 들고 온 직장인, 시어머니와 함께 온 며느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벤치에 앉아 폭포수가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했다.

또 각 층 곳곳에는 나무와 꽃들을 배치해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시민들은 안내 책자를 둘러보며 백화점을 구경했다. 한 남성은 “완전 장날”이라며 인파에 놀라 탄성을 질렀다. 또 다른 시민은 “여의도가 아니라 외국 같다. 여기에 오니깐 어디든 가고 싶어졌다”며 즐거워했다.

사진=최민우 기자


이날 시민들의 눈길을 끈 곳은 단연 5층에 마련된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다. 이곳에는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들이 가득했다.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새 소리는 진짜 야외 공원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착칵! 찰칵!” 셔터 소리가 매장에 울려 퍼진다. 사운즈 포레스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맞은편 난간에 설치된 6층 포토존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던 한 여성은 “너무 예쁘다”라는 말을 연발했다.

사진=최민우 기자

"쉬러왔다가 사고 가는…" 블루보틀부터 구찌까지

볕이 내리쬐는 낮 12시. 사운즈 포레스트는 점심을 먹는 사람들, 걸으며 수다를 떠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아이들이 잔디밭에서 뛰노는 모습도 보인다. 나무들 사이에서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고, 저 멀리 폭포수가 떨어지는 소리도 어렴풋이 들려온다.

6층에는 컬처 테마파크가 조성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개장일부터 오는 6월까지 엔디 워홀 회고전이 열리는 복합문화 시설 ‘알트원’에는 벌써 긴 줄이 늘어섰다. 같은 층에 입점한 무인매장 ‘언커먼스토어’도 계산대가 없이 자동 결제 시스템에 눈길이 쏠렸다.

사진=최민우 기자


각층에 테마를 갖춰 매장을 배치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1층에는 ‘럭셔리’를 키워드로 구찌와 프라다, 보테가베네타 등 30여 개 해외패션·명품 브랜드 매장을 마련했다. 2층에는 ‘현대적인 분위기’를 주제로 해외 의류 매장과 명품 슈즈 전문관을 배치했다. 3층은 여성·남성패션 브랜드와 구두·잡화 매장, 4층은 리빙 브랜드 및 아웃도어·골프 매장으로 구성했다.

특히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구찌와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은 개장 첫날부터 긴 대기줄을 만들며 인기를 과시했다.

MZ세대를 겨냥한 지하 2층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의 경우 ‘아르켓(ARKET)’과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인 ‘BGZT(번개장터)랩’에 사람들이 몰렸다. 아르켓은 H&M그룹 최상위 제조·유통 일괄형(SPA) 브랜드로 더현대 서울에 아시아 첫 매장이 문을 열었다. BGZT랩에는 희귀템 운동화에 관심 있는 남성 소비자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쉬러 왔다가 사고 가는’ 공원 같은 백화점의 등장에 시민들은 기꺼이 시간을 냈다. 이날 시민들은 “다음에도 또 놀러 오고 싶다” “주말에 가족들과 다시 찾을 예정”이라며 재방문 의사를 밝혔다. 쇼핑 공간 대신 자연과 넉넉한 공간을 선택한 ‘더현대 서울’의 매력에 한동안 시민들의 발걸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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