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일의 역주행] '학폭 시발점' 이다영만이 가능한 결자해지

김윤일 입력 2021. 2. 27. 07:00 수정 2021. 2. 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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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터지겠찌이잉. 곧 터질꼬야아얌. 내가 다아아아 터트릴꼬얌",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 - 지난해 12월 이다영 SNS 게시글팀 선배인 김연경을 저격하기 위해 올렸던 글은 당사자인 이다영도 예측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야기했다.

남자배구에 이어 지도자(KB금융그룹 이상열 감독), 심지어 KBO리그 등 '학폭 미투'는 타 종목으로까지 번져나갔고, 결국 정부가 나서 향후 학폭에 연루되는 선수에 대해 엄벌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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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SNS 게시물이 '학폭 미투' 야기
진정 어린 사과 있어야 코트 복귀 가능할 듯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 ⓒ 뉴시스

“곧 터지겠찌이잉. 곧 터질꼬야아얌. 내가 다아아아 터트릴꼬얌”,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 - 지난해 12월 이다영 SNS 게시글


팀 선배인 김연경을 저격하기 위해 올렸던 글은 당사자인 이다영도 예측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야기했다. 바로 최근 사회적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학폭 미투’다.


특히 자신이 학창 시절 학교 폭력(학폭)의 가해자였음을 까마득하게 잊었던 이다영은 이른바 ‘피해자 코스프레’를 행하다 학폭 피해자의 분노를 일으켰고 결국 이 글로 인해 과오가 세상 밖으로 공개됐다.


말 그대로 다 터지고 있다. 이다영 본인은 물론 쌍둥이 자매 이재영까지 학폭에 대한 징계로 국가대표에 발탁될 수 없게 됐다. 또한 소속팀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으며 코트로 돌아올 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남자배구에 이어 지도자(KB금융그룹 이상열 감독), 심지어 KBO리그 등 ‘학폭 미투’는 타 종목으로까지 번져나갔고, 결국 정부가 나서 향후 학폭에 연루되는 선수에 대해 엄벌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학폭 미투’의 시발점이었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현재 자택에서 자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소속팀 흥국생명이 시즌 막판 1위 자리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고액 연봉(이재영 6억 원, 이다영 4억 원) 또한 수령할 수 없는 처지라 본인들은 물론 주변에 큰 피해를 끼치고 있는 셈이다.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고는 하나, 이는 바꿔 말하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많은 배구팬들도 쌍둥이 자매가 이대로 현역 유니폼을 벗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배구 코트로 돌아오려면 몇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장 먼저 행해야할 것이 바로 진심어린 사과다.


쌍둥이 자매는 학폭이 터진 직후 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본인들은 충분하다고 여길 수 있으나 이를 지켜보는 여론은 전혀 그렇지 않다. 글 몇 자에 진정성이 담길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사죄하는 모습은 물론, 자숙 기간 반성의 뜻을 담아 재능기부를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다영 자필 사과문. ⓒ 이다영 인스타그램

사회적 이슈로까지 주목받는 상황에서 ‘학폭 미투’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 과오를 저지른 선수들은 은퇴 또는 출장 정지 등 매우 무거운 징계가 두려워 스스로 밝히지 않음은 물론 완강히 부인하는 자세까지 나오고 있다.


만약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 자신들의 잘못을 다시 한 번 직접 사과하고 반성의 모습을 보인다면 분위기는 또 한 번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이야 말로 피해자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거센 파도가 잠잠해질 때까지 침묵하고 있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학폭 미투’의 시작이었으니 이를 풀어야 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진정한 사과와 반성하는 모습만이 최소한의 도리이자 코트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데일리안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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