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상징 사우디 왕자, 정적 살해 지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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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친구'로 불렀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의해 정적 살해를 지시한 추한 인물로 전락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26일(현지시간) 무함마드 왕자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승인했다고 판단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DNI가 이날 기밀 해제한 보고서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생포하거나 살해하는 작전을 승인했다고 평가한다"라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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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주도 정권 실세서 인권 탄압 이미지 부각
美, 왕세자 직접 제재는 피해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친구'로 불렀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의해 정적 살해를 지시한 추한 인물로 전락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26일(현지시간) 무함마드 왕자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을 승인했다고 판단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DNI가 이날 기밀 해제한 보고서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생포하거나 살해하는 작전을 승인했다고 평가한다"라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카슈끄지 살해 팀에 왕세자의 승인 없이 참여할 수 없는 개인 경호 요원 7명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왕세자는 카슈끄지를 왕국에 대한 위협으로 봤으며 그를 침묵시키는 데 필요하다면 폭력적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광범위하게 지지했다"라고 적었다.
보고서는 사건에 관여한 개인 21명이 무함마드 왕세자를 대신해 카슈끄지의 죽음에 연루되거나 책임이 있다는 고도의 확신이 있다고 적었다.
미국은 보고서 공개와 함께 76명의 사우디 시민권자에게 살해 연루 혐의로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의 제재는 무함마드 왕세자를 포함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이 동맹인 사우디와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적어도 왕세자를 제재할 계획이라는 징후는 현재 없다"며 그가 수년 내 사우디 통치자가 될 운명인데다 그를 제재하면 중요한 동맹인 사우디를 소외시킬 위험이 있다는 평가가 참작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고령의 아버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취임한 후 왕세자 자리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많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왕세자 자리를 확보한 후에는 사우디의 개혁을 주도하며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어왔다.
카슈끄지는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사우디 왕실에 대한 비판에 나선 반체제 인사였다.
살만 왕세자의 '눈엣가시'였던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살해돼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했다.
국제사회에서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살해 배후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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