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 토목공약" 가덕도법 통과날 '조국어록' 꺼낸 진중권

고석현 2021. 2. 2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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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장관(왼쪽)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뉴스1

"선거철 되니 또 토목공약이 기승을 부린다. 신공항 10조면 고교무상교육 10년이 가능하며, 4대강 투입 22조면 기초수급자 3년을 먹여 살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9년 전 SNS 글을 또 공유했다. 진 전 교수는 9년 전 글에 대해 별다른 코멘트를 남기지는 않았다.

2012년 제19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이 글을 썼던 조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기소권 분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첫 접종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등 8개의 글을 올렸지만,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통과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11월 조 전 장관은 "시간이 흐르며 생각이 바뀌었다"며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고 ▶경제성이 충분하며 ▶과거 신공항 대신 주장한 무상교육은 별도의 재정으로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또 공항 이름을 '가덕도 노무현 국제공항'이라고 짓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가덕도 신공항은 지난해 11월 17일 국무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발표 이후 급물살을 탔다. 9일 만인 같은 달 26일 더불어민주당은 한정애 당시 정책위의장을 대표 발의자로 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했다. 특별법이 이날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92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진 전 교수 페이스북 캡처]



"성추행 시장 인한 보궐선거서 매표성 사업"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법이 통과하며 가덕도 신공항 사업은 더 탄력을 받게 됐다. 법은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면제하는 등 특례 조항을 담고 있다. 하지만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신중한 검토 없이 대형 국책사업을 밀어붙인다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정의당과 진보성향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가덕도 신공항을 '문재인 정부의 매표공항'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선거공항' '매표공항'에 가세했다는 점은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밝혔고, 경실련도 이날 논평에서 "공항 건설은 백년대계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절차와 기준, 명분도 없이 정치집단이 표만 구걸하고 있다"고 했다.

'조국흑서(黑書)'란 별칭이 붙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저자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그것도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을, 부하직원 성추행해서 사퇴한 시장 보궐선거에서 다시 그 집권당 후보 뽑아달라는 선심성·매표성 사업에 투입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의견도 뒤집고 예비타당성 심사도 면제하고, 주무부서 장관의 반대의견도 강하게 질타해서 눌려놓고 집권당 전원 찬성으로 마구 통과시켜도 되는 것이냐"며 "당신들(여당 의원들) 가슴은 기뻐서 뛴다는데, 내가 낸 혈세가 당신들 세력의 집권을 위해 쓰이는 거 지켜보는 수많은 국민들 가슴은 열불이 나서 탄다"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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