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차청화 "신혜선, 미워할 구석 없는 참 착한 친구"
배우 차청화(40)가 16년이란 가공의 세월을 거쳐 누구보다 밝게 빛나는 보석으로 자리매김했다. tvN '사랑의 불시착' 양옥금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더니, '철인왕후' 최상궁 역으로 무르익은 연기력을 폭발했다. 1회부터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저 사람 누구야?'란 호기심을 이끌었고 마침내 차청화라는 이름 세 글자를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어쩜 저렇게 맛깔나게 연기를 잘하는지 보고 또 봐도 놀라움 따름인 차청화. 유쾌한 에너지가 인터뷰 내내 흘러넘쳤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임이 틀림없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신혜선 배우와의 호흡이 참 좋았다.
"상상 그 이상이었다. 참 괜찮은 친구다. 예쁘기도 예쁘고 귀엽고 성격도 좋고 연기도 잘하고 게다가 성실하다. 미워할 구석이 없더라. 현장에서 스태프도 잘 챙기고. 혜선이의 매니저나 스태프들도 착하더라. 마치 내 스태프인 것처럼 내게 잘해줬다. 나중에 헤어질 때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TV에서 이 친구를 볼 때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만나니 더 좋았다. 타이틀롤로서 현장을 끌고 가는 게 쉽지 않고 고됐을 텐데도 현장에서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든든했다."
-에필로그인 '대나무숲'에서 내레이션까지 도맡았다.
"본 방송 마지막 촬영 날 '대나무숲' 대본을 받았다. 최상궁의 내레이션이 추가된다고 해서 어떤 내레이션인가 궁금했는데 내가 시작의 문을 여는 상황이라 잘 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에게도 에필로그 내용이 공유된 게 없었다. 결말은 시청자들의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중간 사이사이 있던 얘기들을 다루고 있어 좋았다."
-올해 겨울은 정말 혹독하게 추웠다.
"현장이 즐겁지 않았으면 괴로웠을 수 있는데 감독님부터 해서 성격들이 좋았다. 다들 춥다고 노래 부르며 촬영했다. 서로 핫팩을 쥐어줘서 핫팩이 돌고 돌았다. 한복 안에 옷을 껴입었다. 수면바지 3, 4개 경량 패딩 내복도 겹쳐 입었다. 나중에 보니 실제 몸과 달리 벌크업이 되어 있더라.(웃음) 핫 아이템은 귀마개였다. 귀가 떨어져 나갈 만큼 추었다."
-지난 2005년 뮤지컬 '뒷골목 스토리'로 데뷔했더라. 지난 16년의 시간을 어떻게 견뎌왔나.
"소름이다. 졸업하자마자 바로 뮤지컬로 데뷔했다. 그땐 내 길이 아닌가 했다. 그래서 다른 일도 하고 그랬다. 회사에 다녀보고 싶고 승진에 대한 열망도 있었다. 연기는 그런 게 없지 않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홍보 업무를 한 적이 있다. 인턴 생활하다가 다음엔 광고 홍보회사에 갔는데 내 적성에 맞지 않더라. 그렇게 다시 연기의 길로 돌아왔다. 열심히 연기를 하기 시작한 건 30살 때부터다."
-연기할 때 어떤 부분에서 많은 영감을 얻나.
"경험치에서 오는 것도 큰데 상상을 통해 경험한 게 훨씬 큰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상상을 많이 했다. 가끔은 경험이 발목을 잡을 때가 있다. 어릴 때는 경험치 안에서만 생각하니 어려웠다. 그걸 내려놓고 '저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 '이해가 안 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생각했다. 소설이나 책, 영화를 통해 습득된 게 많고 거기서 생각을 키워나가니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
-주로 시간이 나면 무엇을 하나.
"집에서 음식 해 먹고 자고 보고 듣고 구시렁거리고. 할 게 많다. 혼자 집에 있으면 온갖 감정을 끄집어낼 수 있다. 그게 좋다."
〉〉인터뷰③에 이어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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