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담백하고 순수한 '미나리', 전세계 공감 휩쓴 이유

류지윤 2021. 2. 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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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3월 3일 개봉
윤여정, 미국 연기상 26관왕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 관객들의 공감을 얻은 '미나리'가 국내 관객들 앞에 선다.


26일 오전 영화 '미나리'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진행, 정이삭 감독,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이 참석했다.


'미나리'는 제 36회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 수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 후보에 오르며 전세계 74관왕 157개 노미네이트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적에 정이삭 감독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영화가 많은 호평을 받고 있어 신기하고 놀랍다"며 "개인적인 이야기라서가 아닌, 이미자에 관련된 이야기라 공감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시기적인 상황보다 보편적인 인간들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어 극중 가족의 갈등과 고충이 같이 공감을 해주시는 것 같다. 특정한 나라나 국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스티븐 연부터 노엘까지 모든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 열린 마음으로 임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티븐 연은 1980년대 이민자 1세대 제이콥으로 분했다. 실제 이민 2세대인 스티븐 연은 제이콥을 연기하며 아버지에 대해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 살 때 미국으로 건너왔다. 제 아버지를 볼 때 하나의 주체적으로 여기기보단 추상적으로 바라봤다. 문화적, 언어적 차이가 있어 우리 사이에 존재했고, 제이콥을 연기하며 아버지란 사람에 대해 잘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버지를 롤모델로 삼진 않았다. 배역을 소화하며 틀에 박힌 그 시절 아저씨 모습을 연기하고 싶진 않았다. 그 시절에 살았던 제이콥을 제가 공감하는 모습으로 연기하려 했다. 쉽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예리 역시 "처음 현장에 갔을 땐 빨리 적응하고 촬영을 잘 해야겠단 생각 밖에 없었다. 그래서 모니카의 마음을 살필 여력이 없었다. 이후 촬영을 하며 모니카에게 벌어지는 상황들을 받아들이다보니 스티븐과 마찬가지로 부모님 세대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극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스티븐 연과 한예리는 서로를 칭찬했다. 스티븐 연은 "예리 씨와 합을 맞춘다기보단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매우 진솔한 배우라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는 걸로도 충분했다. 우리는 제이콥 모니카 부부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였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전했다.


한예리는 "모든 신을 구체적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지만, 제이콥과 모니카 처럼 그 장소에 있었다. 스티븐이 솔직하게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정말 이 영화를 사랑하고 있단 걸 알게 됐다. 스티븐은 정말 최고의 파트너였다"라고 화답했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를 통해 미국 비평가협회 및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휩쓸며 총 26관왕에 올랐다. 윤여정의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도 기대가 되고 있다. 그는 "사실 지금 상패 하나 받아서 실감이 안난다. 전해 듣기만 할 뿐"이라고 웃은 후 "할리우드 배우도 아니고 이런 경험이 없어서 그냥 나라가 크니까 상이 많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딸과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윤여정의 연기는 전형적인 할머니 연기를 탈피하려 했다고. 그는 "어떤 감독은 배우들을 가둬놓는다. 어떻게 연기를 할 것인지를 요구하는데 정이삭 감독은 절대 그러지 말라고 했다. 제 마음대로 순자를 연기할 수 있게 해줬다"고 공을 정이삭 감독에게 돌렸다.


이어 윤여정은 '미나리'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는 놀라움을 준 작품이다. 선댄스에서 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웠다. 처음 영화를 볼 때는 영화를 연구하면서 봐서 즐기지 못했다. 다들 울고 있어서 '왜 우나' 싶었다. 사람들이 일어나서 박수를 칠 때 그 때 울었다"고 전했다.


스티븐 연은 "영화를 위해 정말 모두가 헌신했다. 감독님의 시나리오가 너무 훌륭했기 때문에 돋보이게 하기위해 열심히 했다. 같이 출연했던 배우들이 합심해서 위대한 것을 같이 만들어나간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미나리'에 대해 강한 애정을 표했다.


정이삭 감독은 국내 개봉을 앞두고 "'미나리'를 식탁에 비유하고 싶다. 언제든 오셔서 맛있고 재미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윤여정은 "조미료가 안들어간 담백한 영화다. 너무 양념이 센 음식들을 먹어서 우리 밥을 안먹을까봐 걱정이 되긴 하지만, 한 번 믿고 드셔보라"면서 '미나리' 관람을 당부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미국 이민을 선택한 어느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로 3월 3일 개봉한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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