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고 안심하는게 낫다" 의사·간호사 먼저 팔 걷었다 [영상]
“백신을 맞지 않고 불안해 하는 것보다 백신 맞고 안심하는 게 낫다.”
26일 오전 9시 세종시 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세종시에서 처음 맞은 요양병원 간호사 이하현(24·여)씨는 “접종하고 나서도 통증은 거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다른 분도 안전하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길 바란다”면서 “올해는 꼭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씨는 오전 8시 40분쯤 보건소에 도착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발열 여부 등 건강상태를 점검했다. 그는 '전에 예방접종 시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있었는지' 등을 묻는 의사의 질문에 “이상이 없다”고 답한 뒤 접종실로 향했다.
이씨는 접종하면서 간호사에게 "다소 바늘이 길어 보이는데 마른 체형의 노인 환자는 어떤 각도로 맞히면 좋겠느냐"고 상담을 하기도 했다. 이어 접종 뒤 회복실에서 30분간 대기하면서 접종 부작용 여부를 살폈다. 이어 언론과 간단한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날 세종시 보건소에는 다소 긴장감이 감돌았다. 백신 접종을 준비한 보건소 의료진은 말없이 접종 준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취재진은 감염 차단 차원에서 보건소 밖에서 대기했다. 보건소 측은 ‘백신 1호 접종’이란 피켓을 보건소 입구에 게시했다. 이춘희 세종시장도 보건소에 들러 이씨 등을 격려했다. 이 시장은 이씨에게 “용기 내줘 고맙다”고 말했다.
세종시에는 지난 25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명분이 도착했다. 이날부터 다음 달 말까지 요양병원·시설 등에서 접종한다. 26일 접종자는 요양병원 환자와 종사자 30명을 포함해 총 40명이다.
이날 백신 접종은 충남과 대전 등에서도 실시됐다. 충남 1호’ 백신 접종자는 홍성한국병원 남종환(50) 진료원장과 김미숙(63) 간호과장이다. 홍성군보건소에서 백신을 맞은 이들은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 차단에 헌신해왔다고 한다.
암 치료중인 김 과장은 “환자들과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나누고, 더욱 적극적인 의료 활동을 펼치기 위해 백신을 먼저 맞기로 했다"며 “의료진이 백신 접종 뒤 이상이 없으면 도민들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에는 전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만400명분이 전달됐다.
대전시 1호 백신 접종자는 성심요양병원 방사선실장인 최헌우(46)씨다. 최씨는 이상 반응 등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취재진과 만나 "방문객이 환자들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백신을 기다렸다"며 "1호 접종자로 선택돼 기쁘다. 우리 병원이 코로나19 종식의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씨와 함께 백신을 맞은 10여명도 오전 10시 현재 아무런 이상 증세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에서는 53개 요양병원 종사자 등 5611명과 123개 요양시설 종사자 3636명 등 9247명이 3월까지 1차로 백신을 맞는다.
시민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계기로 일상으로 복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부푼 기대감을 드러냈다. 천안에 거주하는 윤모(55)씨는 "코로나19라는 거센 풍파 앞에서 생계를 이어 가기 위해 달려온 지난 1년간은 시련과 역경의 시간이었다"며 "백신을 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전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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