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톰과 제리', 그 안에 담긴 청춘들의 고뇌
[김준모 기자]
▲ <톰과 제리> 포스터 |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톰과 제리'가 돌아왔다. 또 다른 애니메이션 극장판을 생각하겠지만, 놀랍게도 애니메이션과 실사가 결합된 영화다. 1940년 처음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이후 80년 넘는 세월동안 사랑받고 있는 이 작품의 생명력은 단연 쥐와 고양이의 엎치락뒤치락 소동극이다. 다소 멍청하지만 심성이 착한 고양이 톰과 귀여운 외모와 달리 영악한 구석이 있는 쥐 제리의 쫓고 쫓기는 소동극은 여전히 재미를 이끄는 요소다.
▲ <톰과 제리> 스틸컷 |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실사 애니메이션의 묘미
실사 애니메이션은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형태를 말한다.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여 온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1988년 작 <누가 로져 래빗을 모함했나>가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국내에서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루니튠의 인기 캐릭터들이 총집합한 1996년 작 <스페이스잼>으로 잘 알려진 기법이다.
이 기법의 장점은 실사가 주는 안정감과 입체감에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된 표현과 움직임이 담긴다는 점이다. 2D의 캐릭터가 현실에서 움직이며 증강현실과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장점을 동시에 지니기에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기기 좋다. <톰과 제리>에서도 사람 캐릭터는 실사, 동물 캐릭터는 모두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다.
▲ <톰과 제리> 스틸컷 |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슬랩스틱 코미디에 충실한 웃음
<톰과 제리>가 80년이 넘는 세월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 중 원초적 슬랩스틱 코미디의 매력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작품에서도 제리를 잡으려는 톰과 톰에게서 도망치려는 제리의 모습이 강렬하게 표현된다.
실사 애니메이션인 만큼 실제 물건이 깨지고 부서지는 모습을 통해 더욱 아찔한 순간들을 만들어 낸다. 이런 슬랩스틱 코미디의 색은 찰리 채플린보다는 버스터 키튼을 떠올리게 만든다. 자기들끼리 치고 박는 톰과 제리의 모습만으로 충분한 액션은 뉴욕을 배경으로 하며 그 규모를 키운다.
▲ <톰과 제리> 스틸컷 |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원작의 묘미를 살린 캐릭터와 이야기
이번 실사 애니메이션의 미덕이라면 원작의 캐릭터가 지닌 특성을 살렸다는 점이다. 톰은 겉보기에는 제리를 잡고 싶어 안달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착한 심성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제리를 잡고 없앨 수 있는 기회가 왔음에도 차마 그러지 못한다.
여기에 시대상도 담아냈다. '톰과 제리'의 에피소드 중에는 미국 서부 개척 시대의 인디언 학살을 풍자한 편이 있을 만큼 사회적인 의미를 담아내고자 하는 시도가 돋보인다. 이번 작품에서는 톰과 제리, 카일라의 캐릭터를 통해 힘겹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예술가의 꿈을 이루고 싶은 톰, 자기 집을 갖고 싶은 제리, 취업이 목표인 카일라의 모습은 현대의 청춘들이 지닌 고민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시리즈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미덕을 선보인 이 작품은 온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웃음과 액션을 지닌 실사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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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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