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줄여 일자리 늘린다".. 불붙은 '주 4일제' 논의
"경제 어려운데 시기상조" 우려도.. 오세훈 "청년 두 번 울리는 공약"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정치권의 주4일제 논의가 뜨겁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자들을 중심으로 주4일제 도입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들은 노동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주4일제’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대표 공약이다. 지난해 국회에 입성해 주도적으로 ‘주4일제’ 논의를 이끌어온 조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정책 실현에 대한 의지를 보인다.
조 의원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의 생산성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장시간 노동은 더 이상 노동생산성과 연관이 없고, 오히려 노동자의 건강과 행복에 치명적”이라며 “주4일제는 기업, 노동, 성평등, 청년, 환경 등 사회 전반을 혁신하는 정책이자 경제 활성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주4일제 도입 기업 인센티브’와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등을 제시했다. 또 서울시 내 주4일제의 실질적 도입을 위한 단계적 맞춤방안을 제안하며 “공공부문 일부에서 한시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중범위 정책실험을 하여 객관적인 테이터와 사례를 먼저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조 의원의 공약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가 ‘주4.5일제’로 받았다. 박 후보의 ‘주4.5일제’는 월요일 출근을 오후에 하거나 금요일은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서울교통공사 내 스크린도어전담자, 서울의료원 응급분야, 에너지공사 작업설비 등을 안전·생명 관련 분야부터 주4.5일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후보는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 창출’까지 연계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조 의원은 주4일제 도입으로 추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과 조직문화 개선 등 전폭적 지원까지 약속했다. 실제로 근로시간 단축은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진보성향의 영국 싱크탱크 ‘오토노미(Autonomy)’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오토노미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공공 부분의 주4일제 근무(주32시간 근무)를 통해 임금손실 없이 10%가량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현재 영국의 공공 분야 근로자가 500만 명임을 고려하면 최대 50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셈이다.
주4일제를 정착시킨 기업들의 사례를 봐도 근무시간 단축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앞선 2019년부터 주4일제를 시행해온 기업 ‘에듀윌’은 채용이 크게 늘어 ‘2019 일자리 창출 유공 정부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해 주4일제가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도입을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기업 근로자가 아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오세훈 예비후보는 “청년을 두 번 울리는 공약”이라며 반대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청년실업률은 8.1%로 일반실업률의 두 배에 달하고, 일자리가 없어 그냥 쉬었다는 청년이 40만 명에 육박한다. 당장 생계가 걱정인 그들에게 4.5일제 공약이 가당키나 한가”라고 지적했다. 일자리를 ‘유도’하는 것이 아닌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예를 들어 주4일제로 금요일에 공무원이 일을 안하게 된다면, 금요일 사무실 주변의 식당이 다 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구름 같은 제도를 채택할 수 있는 회사는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고 본다. 오히려 1시간이라도 일을 더 하고 싶어서 하는 수백만의 실업자들에게는 상실감을 주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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