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잘 만나야 공부 잘 한다" "이제 개천에서 용 안 난다"

양창욱 2021. 2. 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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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지게 가난한 산골에서 태어나 오롯이 좋은 머리 하나로 사법고시에 붙어 집안의 모든 것을 일으킨다는 지난날의 성공신화는 이제 사라진지 오래다.

우리 사회 교육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었다.

또 조사 대상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교육 분야 양극화 경향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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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에 더욱 심화되고 있는 '교육 양극화'..대책은?

찢어지게 가난한 산골에서 태어나 오롯이 좋은 머리 하나로 사법고시에 붙어 집안의 모든 것을 일으킨다는 지난날의 성공신화는 이제 사라진지 오래다.


우리 사회 교육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국민들은 인식하고 있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5월부터 6월 사이 만 19세 이상 70세 미만 성인 남녀 2천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교육 분야 양극화 추이 분석 연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5.2%가 가정 형편이 좋은 학생들의 성적이 높은 편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가정 형편과 상관없이 개인의 노력으로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문항에는 30.6%만이 동의했고, 가정 형편과 관계없이 개인의 노력으로 원하는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도 25.8%만 동의했다.


교육 분야 양극화가 가장 심하게 발생하는 시기는 고입 시기를 포함한 고등학교 시기가 48.2%로 가장 많이 꼽혔고, 양극화가 가장 심각한 분야는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66.8%), 유형별 고등학교 입학 기회(42.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 분야 양극화의 주된 사회적 요인은 가정별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가, 교육 관련 요인으로는 부모의 소득수준 등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의 차이가 가장 많이 꼽혔다.


또 조사 대상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교육 분야 양극화 경향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시민들도 대체로 수긍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53살 여성 A씨는 “부모를 잘 만나야 공부를 잘 한다는 인식은 우리가 어릴 때도 물론 있었지만 요즘은 유독 더 심해진 것 같다”면서 “사법고시가 신분상승의 사다리 역할을 할 때는 이것으로 모든 것을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기대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에 살고 있는 49살 남성 B씨는 “지금 시대의 실제 팩트는 자녀의 수능성적과 부모의 학력, 소득은 정확히 정비례 관계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제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은 특히 “코로나 시대를 지나 미래형 교육체제로 전환될 때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고 양극화 이슈가 대학입시에서 유아 단계와 취업 단계 등 생애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교육 양극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특정 금액의 교육 바우처를 제공해 민간 교육 기관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국가가 제공하는 교육 바우처를 쓸 수 있도록 하면 사교육 기관들이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기초학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 교수는 “코로나19로 사교육 효과가 훨씬 더 커졌다”며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친구들의 기초학력을 지원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우선 마련해야 하고, 철저한 방역을 전제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만큼은 어떤 식으로든 대면수업을 실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현재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은 인터넷 강의나 온라인으로 과외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적절한 학습 수단을 지원 받을 수 없어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지원해주는 학습 보조 교사와 같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데일리안 양창욱 기자 (wook14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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