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60) 봄의 의미·2

2021. 2. 25.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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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효 시인

봄의 의미·2
박영교(1943∼)

아픔에
더욱 아픔에
가슴을 찢고 있네.

슬픔에
더욱 슬픔에
가슴은 젖고 있네.

겨울밤
잔 가지들 울음
온몸 다 앓고 있네.

- 우리시대현대시조100인선 86 징(鉦)

겨울이 아무리 혹독해도 봄은 온다

아프다. 더욱 아프다. 가슴이 찢어진다. 슬프다. 더욱 슬프다. 가슴이 젖는다. 겨울밤 잔가지들도 그렇게 아픈가. 온몸을 앓으며 운다.

이 겨울, 우리는 너무나 아팠다. 코로나19의 창궐은 그칠 줄을 모르고 많은 사람들이 병마와 싸우고 죽어가고 있다. 가족들도 외면되는 죽음과 장례. 나은 사람들도 낙인이 두려워 몸을 숨긴다. 요양병원에 고립된 환자와 간병인들. 병원 앞에서 발을 구르다 돌아서는 가족들. 이 기막힌 현실이 일상화됐다. 생활 전선의 벼랑에 몰린 사람들. 자영업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통을 호소한다. 거기에 우리의 가슴을 더욱 에이게 한 폭력으로 죽어간 아기들. 어릴 때 저지른 폭력으로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젊은이들. 칼바람이 분다.

그러나 겨울이 아무리 혹독해도 봄은 온다. 겨울이 혹독할수록 다가올 봄은 더욱 찬란할 것이다. 그런 봄이 기다리고 있기에 우리는 이 겨울을 견딜 수 있는 것이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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