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 이상으로 생기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 아세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1. 2. 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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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은 염증성장질환의 일종으로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희귀 자가면역 질환이다./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매년 2월의 마지막 날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이다. 유럽 희귀질환기구에서는 희귀질환 인식 개선과 환우들을 응원하기 위해 2월 29일이 4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희귀성에 착안해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제정했다.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적어서 질환 관련 정보의 부족 등으로 진단이나 치료가 어려운 질환을 뜻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병인구 수가 2만명 이하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고 있다.

자신의 몸을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오히려 자기 자신을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을 말하는 ‘자가면역’ 질환 중에도 희귀질환들이 많아, 그 종류만 해도 80여 종에 달한다고 한다. 이 같은 자가면역 질환은 방치하면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전신 혹은 특정 장기에 손상을 입히고, 이로 인해 영구적인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희귀질환의 날을 맞이해 자칫 다른 질환으로 오인돼 진단이 지연되기 쉬운 자가면역 질환들인 크론병과 화농성한선염을 알아본다.

◇만성 염증성장질환, 크론병

크론병은 염증성장질환의 일종으로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한장연구학회에 따르면 2010년 크론병 환자는 7770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1만 8463명으로 늘어나 10년 동안 2배가 훌쩍 넘는 증가세를 보였다. 노년층에 흔한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15~30세 사이에서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20~30% 정도가 20세 이상에서 진단되는 특징을 보인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어느 부위에서든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주된 증상은 복통, 설사, 체중 감소 등이며 염증이 심한 경우 발열, 구토감,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복통, 설사가 주된 증상이라는 점에서 단순 장염이나 과민성장증후군 등으로 오인돼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장의 손상이 진행되면서, 협착, 누공, 농양, 대장암 등의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복통, 설사가 만성적으로 발생하고, 3개월 이상 장기간 지속된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 보기를 권한다.

◇피부가 접히는 부위의 염증성 종기, 화농성 한선염

화농성한선염은 국내 7000~8000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질환이다. 사춘기이후 20대부터 40대까지 발병한다. 주로 겨드랑이와 서혜부(사타구니), 항문 주위, 유방 아래, 둔부(항문 주변)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반복적으로 염증성 결절, 농양이 생기는 전신성 피부 면역질환이다. 종기가 터지고 곪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심각한 흉터를 남기기도 한다.

더불어, 환자들은 통증뿐만 아니라 외부로 드러나는 병변, 고름과 냄새 등으로 인해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병변의 부위가 민감하다 보니 주위에 쉽게 알리지 못하고 정신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얼핏 보면 심한 여드름과도 증상이나 병변의 형태가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는데, 동일한 장소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재발하고, 주변으로 퍼져 나가는 등의 증상이 수반되면 단순 여드름이 아닌 화농성한선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완치보다는 꾸준한 통증과 염증 조절이 치료 목표

자가면역질환은 환자의 자가면역 체계와 관련이 있으므로, 환자마다 병의 정도나 경과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치료하기도 까다롭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자가면역 질환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고, 과잉된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통증이나 염증을 줄이는 것을 치료 목표로 두며, 일반적으로 비스테로이드계 항염증제(NSAID),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경구 표적치료제 등이 쓰인다. 이 중 생물학적제제는 체내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일종의 표적치료제로서 역할을 하면서 자가면역 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자가면역 질환 치료를 위한 생물학적제제도 지속적으로 발전해 초기에는 TNF-알파 억제제밖에 없었다면 요즘은 다른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약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정성애 교수는 “생물학적제제는 살아있는 세포에서 얻은 단백질을 기초 원료로 하는 특성상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며 “때문에 환자 안전 측면에서 현재 치료가 효과를 보이고 내약성도 좋은 경우에는 생물학적제제를 교체 투여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고, 처방 이후에도 장기적인 관찰 및 꾸준한 부작용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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