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보안법 이어 올해는 선거제 개편.. 中, 홍콩 '애국자 통치' 강화

권지혜 2021. 2. 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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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을 만들기 위한 중국 정부의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중국 정부가 홍콩 선거제도의 과감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홍콩 의회인 입법회 선거에서 직능대표제를 '1표 2석'으로 대체해 35석을 직접 선출하는 내용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선거제 개혁을 포함한 조치를 취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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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회서 홍콩 선거제 개편 논의 전망
홍콩, 올해 입법회·내년 행정장관 선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달 27일 베이징에서 화상으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람 장관에게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신화연합뉴스

‘애국자가 통치하는 홍콩’을 만들기 위한 중국 정부의 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홍콩 국가보안법을 앞세워 야권 인사들을 줄줄이 체포한 데 이어 올해는 선거제도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콩 자치를 요구하는 민주진영의 싹을 없애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홍콩은 올해 9월 입법회 선거와 내년 3월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있다.

“中, 입법회 선거 개편 검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3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중국 정부가 홍콩 선거제도의 과감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홍콩 의회인 입법회 선거에서 직능대표제를 ‘1표 2석’으로 대체해 35석을 직접 선출하는 내용이다.

홍콩 입법회는 전체 의석 70석 중 절반인 35석을 국민 직접 선거로 뽑는다. 나머지 35석 가운데 30석은 각 직능조합에서 대표를 뽑아 보내고 5명은 구의원들이 선출하는 방식이다. 직능조합 대표들이 대부분 친중 인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의 타깃은 국민 직선 및 구의원 선출 의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구의회가 선출하는 5석이 폐기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간 홍콩에서는 직선제로 뽑는 35석과 구의회 선출 5석을 범민주파가 모두 차지하면 입법회를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다음 달 초 열리는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선거제도 개편안은 중국에서 ‘홍콩 애국자 통치론’이 나온 뒤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 홍콩 업무를 관장하는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샤바로웅 주임은 지난 22일 비공개 회의에서 “중국에 반하거나 홍콩을 분열시키려는 자는 누구라도 핵심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며 가장 시급한 문제로 홍콩 선거제 개혁을 꼽았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중앙정부가 선거제 개혁을 포함한 조치를 취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범민주파 장악 구의원으로 ‘충성서약’ 확대

홍콩 정부는 23일 공직자 자격에 관한 법률 개정안 초안을 마련했다. 핵심은 정부에 충성 서약을 해야 하는 대상을 기존 행정장관, 입법회 의원, 판사, 행정부 고위 관료 등에서 구의원으로까지 확대한 것이다. 충성 서약을 위반하면 자격이 박탈되고 5년간 공직에 출마할 수 없다. 개정안은 홍콩 내각인 행정회의를 통과해 다음 달 17일 입법회에 상정된다고 명보 등이 전했다.

에릭 창 홍콩 정치체제·내륙사무장관은 충성 서약 위반으로 간주되는 ‘네거티브 리스트’도 제시했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 홍콩 독립을 옹호하거나 지지하는 행위, 국가나 국가 상징을 모독하는 행위 등이다. 창 장관은 이번 개정안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과거 언행을 참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현직 구의원들에게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정부가 구의원을 겨낭한 데는 이유가 있다. 2019년 실시된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파가 전체 의석의 85.8%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구의원은 홍콩에서 주민들이 직접 선거로 선출하는 유일한 공직이다. 이 때문에 민심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입법회 의원과 행정장관도 선출직이긴 하지만 완전 직선이 아닌 간접 선거 혼합 방식으로 치러진다.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1200명 중 구의원 몫은 117명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행정장관 선출 선거인단에서 구의원 몫을 없애고 친중 인사들로 빈자리를 메우려 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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