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는 잡히면 강제북송"..귀순해도 한국군 피하는 탈북자
잠자던 초병을 깨우면서까지 귀순을 하던 탈북자가 군 소초(초소)를 피하게 된 배경은 지난 2019년 강제북송 사건이라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밝혔다. 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신 의원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최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인 2019년 8월까지 귀순자는 넘어오자마자 최단 시간 우리 초소에 왔다”며 “오죽하면 내무반(생활관)을 두들겨 ‘나 귀순했다’고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9년 11월 귀순 어부 2명을 살인 혐의가 있다며 추방 형식으로 강제로 북송하면서 태도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들 어부는 북송 후 공개처형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 의원은 “지난해 11월 맨몸으로 철책을 넘은 ‘숙박귀순’에서도 탈북자가 몸을 숨겼는데, 지난 16일에도 동해로 ‘헤엄귀순’한 탈북자가 ‘북송이 두려워 군 소초를 피했다’고 진술했다”라고도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 남성이 왜 군 초소를 피해 다녔느냐’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군 초소에 들어가 귀순하면 ‘나를 북으로 다시 돌려보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이어 “2019년 11월 북송조치가 잘한 조치인가”라고 묻자 최영애 위원장은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선 이 사건을 각하로 의결했지만, ‘어떤 행태로도 법적 절차를 거쳐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답했다. ‘(앞으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날 경우)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냐’는 신 의원의 질의에 대해 최 위원장은 “그러겠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군사분계선(MDL)이나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탈북자는 북한군으로부터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가급적 빨리 군을 찾는 경향이 있었다”며 ”북한은 ‘남으로 넘어가면 한국군이 사살한다’고 북한 주민을 교육했는데, 최근 이게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관영매체가 2019년 11월 강제북송 사건을 보도하거나, 북한 당국이 이에 대한 내용을 알렸다는 정보는 듣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북한 내부에서 입소문을 통해 널리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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