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文의 '신현수 복귀' 승부수..유영민·전해철 해결사 투입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직무에 복귀한 배경에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맨투맨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2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실장과 전 장관의 역할이 컸다”며 “어쨌든 신 수석이 복귀를 결심하게 되면서 기류를 일단 봉합 수순으로 바꾸는 데까지는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 실장과 전 장관이 설득에 나선 이유에 대해선 “대통령의 의지가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유 실장은 지난달 1일 신 수석과 함께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비서실을 대표하는 유 실장은 문 대통령을 대신해 신 수석에게 메시지를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장관은 ‘3철(이호철ㆍ전해철ㆍ양정철)’로 불리는 문 대통령의 공인된 최측근 인사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전 장관은 당시 민정비서관을, 신 수석은 사정비서관을 각각 맡았던 인연이 있다.
여권 인사들 사이에선 문 대통령이 이 두 사람을 ‘해결사’로 맡긴 배경을 놓고 “청와대와 내각 인사 중 대통령이 누구에게 가장 큰 신뢰를 주고 있는지가 확인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당초 청와대는 신 수석이 사의를 접고 완전히 복귀하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러나 신 수석이 끝까지 사의를 굽히지 않자 ‘일단 복귀’로 가닥이 잡혔다. 신 수석은 지난 22일 청와대에 복귀했지만, “사의를 철회했다”는 공식적인 설명은 없다. 여권 인사는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워낙 완강했기 때문에 그나마 이 정도로 봉합된 게 최선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장관은 주변에다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기대하면 안 된다”며 신 수석이 결국 사의를 철회하지 않은 채로 복귀한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신 수석은 과거 사정비서관을 역임한 뒤 검찰로 돌아가 검사장으로 영전(榮轉)하던 관례를 최초로 깨고 검찰에 사표를 제출할 만큼 자존심이 강한 원칙론자”라며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인사 패싱’이라는 절차적 하자가 자신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실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도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 민정수석 체제’에서 민정2ㆍ법무비서관을 지냈다. 그러나 신 수석과는 근무 기간이 겹치지는 않는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신 수석이 박 장관보다 7년 선배다.
전 장관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고민이 많은 상황일수록 결국 우리들이 더 잘할 수밖에 없다. 나는 행안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면서도 신 수석 설득 과정에 대해선 일절 함구했다.
유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저도 설득을 참 많이 했다. 신 수석의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뭘 해드리면 되느냐는 취지의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대해서는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조정자 역할을 하기가 힘들어졌다는 판단에 따라 괴로움을 느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신 수석의 올곧은 성격도 영향이 있었다”고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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