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에 휩싸인 차 뛰어든 가수 출신 20대 여성..약혼자 구하려다 중태

약혼자를 구하려고 불이 난 차량에 뛰어들어 중태에 빠진 레이비 오ⓒ페이스북

싱가포르에서 가수 출신 20대 여성이 약혼자를 구하려고 불이 난 차량에 뛰어들었다가 전신에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2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 영국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5시41분쯤 싱가포르의 번화가인 탄종파가 도로에서 BMW 차량이 빠른 속도로 달리다 미끄러지며 상가 건물을 들이받았다.

차량은 폭발하며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그런데 이 때 불이 난 차량으로 한 여성이 주저 없이 뛰어들었다. 당시 사고 차량에는 이 여성의 약혼자인 조나단 롱(29)과 그의 친구들이 타고 있었다.

약혼자 차랑에 불이 붙자 달려나가는 여성ⓒ페이스북

이날 롱을 포함한 20대 남성 5명 모두 숨졌다. 이 사고로 여성은 전신 80%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은 가수로 활동하고, 스튜어디스로도 일하기도 했던 레이비 오(26)로 밝혀졌다.

오의 한 친구는 언론에 "그녀는 (차의) 문을 열려고 하다가 다쳤다"며 "그녀는 애인을 구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오는 당시 사고 장소 인근 친구가 운영하는 한식당에 있다가 차를 발견하고 달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과 화재로 부숴진 차량ⓒ페이스북

롱과 오는 수년간 교제하다, 결혼을 앞두고 집을 살 계획이었다. 롱의 부친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예비 며느리였던 오에 대해 "나에게 딸과 같은 존재"라며 죽은 아들과 오가 곧 결혼할 계획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오는 16살 때부터 학비를 벌기 위해 싱가포르 전통 라이브 공연인 '게타이' 가수로 활동해왔다. 항공사 승무원 출신인 오는 코로나가 한창인 지난해 6월 마지막 비행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데일리안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