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 노려보며 서로 말 끊었다..나경원, 오세훈에 '판정 승'
시종 상대를 노려보고, 서로의 말을 자주 끊었다.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 맞수 토론에서 '양강'으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이상 기호순)간 1대1 대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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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 맞대결, 판정단은 "나경원이 잘했다"
두 사람은 시작부터 거세게 맞붙었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난 오 전 시장에 대해 나 전 의원은 “무책임한 사람에겐 천만 서울시를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여러분께 마음의 빚이 있다. 10년간 많이 갈고 닦아 단단해졌다”고 응수했다.
나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에 대해 “편 가르기 정치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 전 시장은 얼마 전에 국회의 세종시 이전에 대해 또 주민투표를 붙이겠다고 했다”며 “그때 든 생각이 10년 전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였다”고 말했다. 앞선 타 후보와의 1대1 토론에서 오 전 시장이 국회의 세종시 이전과 관련해 “서울시민 의사를 물어보고 시장으로서 입장을 정할 것이다.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오 전 시장은 “그런 말(주민투표)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치러진 21대 총선 결과를 두고도 서로 치받았다. 오 전 시장은 나 전 의원에 대해 ‘총선패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이던 시절 장외집회 등을 주도하며 당의 외연 확장에 실패해 총선에서 참패한 것 아니냐는 게 오 전 시장 측의 주장이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원내대표로서 제 책임을 다했다. 광화문에 국민들이 함께 싸우자고 했을 때 함께 나가서 싸웠다”며 “아픈 총선 패배엔 무수한 이유가 있다. 저도 처음부터 반성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 전 시장은 그걸 누구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전 시장은 “제 말씀의 속뜻은 장외투쟁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얻어낸 점이 없는 것에 대한 지적이었는데, 본인은 뼈 아프셨을 것이다. 정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라고 맞받았다.
정책 대결도 치열했다. 오 전 시장은 재선 서울시장의 경험을 살려 나 전 시장이 공약한 정책의 재원 확보 방안을 집요하게 캐물었다. 오 전 시장은 “당선되면 임기는 1년 2개월”이라며 “공약 가운데 1년 내 실현 가능한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 전 의원은 “추경과 기존 예산 삭감을 통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 역시 임기 5년을 근거로 한 많은 공약을 냈다”고 반박했다.
사전에 선정된 1000명의 시민평가단(ARS 조사)은 나 전 의원이 토론을 더 잘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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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신환 vs 조은희, ‘조은희 勝’
한편 이날 함께 치러진 오신환 전 의원과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 간의 1대1 토론에선 부동산 공약이 주요 쟁점이 됐다.
오 전 의원은 조 구청장의 주택 공급 방안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 후보 공약에는 경부고속도로, 지하철 2호선, 남부권 지하도로, 서울~대전 순환형 도로 등 지하화 계획이 많다”며 “서울시 전체를 지하화해서 서울시를 공사판으로 만들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에 조 구청장은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짓겠다고 한 게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구시대적 사고다. 차고지, 공영 주차장 등을 활용해서 하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 간의 날 선 신경전도 벌어졌다. 토론이 과열되며 조 전 구청장은 오 전 의원을 겨냥, “시의원을 해서 행정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오 전 의원은 “저는 국회의원도 2번 했다. 청장님이야말로 구청장만 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다. 서울 시장은 행정가 역할만 있는 게 아니라 야권 통합이라는 정치력도 가져가야 한다”라고 맞받았다. 시민평가단은 두 사람 가운데 조 구청장이 더 토론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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