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신화' 씨젠, M&A 전문가 영입, 왜?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2021. 2. 2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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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진단' 사업 넘어 '종합 헬스케어 기업' 탈바꿈 모색하는 듯
씨젠은 최근 STX와 대림산업 등에서 M&A와 기업 전략 수립을 맡아온 박성우 부사장을 M&A 총괄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 사업 확장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씨젠 제공

지난해 창사 첫 1조 매출을 달성한 씨젠이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를 통해 대규모 사업 자금을 확보한 만큼, 지속 성장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예상된다. 업계는 씨젠이 내부 투자 외에도 기존 분자진단 사업과 연계한 신사업 진출, 기업 인수 등 다양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만 6762억… “시너지 높일 수 있는 신규 사업 모색”

23일 진단기기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현재 대대적인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한 해 급격한 성장을 이룬 만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또 한 번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성장세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사업 확장과 신사업 진출을 위해 STX와 대림산업 등에서 M&A와 기업 전략 수립을 맡아온 박성우 부사장을 M&A 총괄 임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M&A 전문가인 박 부사장 영입함으로써, 기존 사업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 역시 확보한 상태다. 씨젠은 지난해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를 통해 1조1252억원의 매출액과 67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빼고도 67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제약바이오 업계 1위 셀트리온에 이어 두 번째다. 이익률은 무려 60%에 달한다. 이 같은 높은 수익은 올해와 중장기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씨젠 측은 “견실한 이익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연간 영업 이익률을 60%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며 “기존 분자진단 사업 분야뿐 아니라,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는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생산 규모 2배 이상 확대… 점유율 굳히기 돌입

씨젠의 투자 방향은 크게 ▲기술·제품 개발 ▲생산 인프라 확대 ▲시스템 정비·구축 등으로 예상된다.

현재 씨젠은 멀티플렉스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호흡기 바이러스 동시 진단키트 등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도 여러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지역·국가별 수요에 맞춘 새로운 제품을 선보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한층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외에 성감염증이나 소화기질환 등 기존 주력제품 군에서도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인프라 확충과 생산 시스템 정비·구축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앞서 씨젠은 올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맞춰 생산 능력을 작년(2조원 규모) 대비 2배 이상 높인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기도 하남에 5개 생산시설을 신축하는 한편, 사옥 재편을 통한 연구 공간 확장 작업도 진행 중이다. 또 그동안 해외 수입해온 원재료, 소모품들을 국산화·내재화함으로써,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생산·조달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기업 인수·신사업 계획 있지만… 확정된 내용 없어”

신사업 진출과 M&A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씨젠은 중장기적으로 기존 분자진단 사업 외에 새로운 사업 진출과 M&A를 구상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씨젠 이민철 부사장은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에서 “20년간 주력해온 분자진단사업뿐 아니라, 종합 헬스케어기업으로서 전 세계에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인재 영입, 새로운 사업 분야 확장, 밸류체인 보완을 통한 M&A 등 신사업 투자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 내에서는 씨젠의 신사업 분야와 M&A 추진 회사 등 구체적인 내용들이 언급되고 있다. 모 진단키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급격한 성장을 이룬 여러 진단키트 업체들이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며 “씨젠 역시 장기적·안정적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사업과 회사 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씨젠은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M&A나 신사업 진출 모두 중장기 사업 계획에 포함돼 있으나,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정해진 바가 없다는 설명이다. 씨젠 관계자는 “M&A와 신사업 진출 모두 장기적으로 구상 중인 것이 맞지만, 언급된 바와 같이 구체적으로 진행한 사실은 없다”며 “현재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비롯한 새 진단키트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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