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온라인 모여 사역의 힘을 더하다

양한주 2021. 2. 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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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극복 위한 SNS 소통 활발
코로나19로 비대면 상황이 길어지면서 사역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해 정보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사진은 다음세대 사역자의 모임인 페이스북 그룹 ‘다음세대 사역나눔’. SNS 캡처


다음세대 사역자인 김윤민(안양 새중앙교회) 부목사는 코로나19 이후 페이스북 그룹 ‘다음세대 사역나눔’에 하루에 한 번씩은 접속하는 게 일상이 됐다. 다른 사역자들이 올린 사역 아이디어를 참고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그는 다른 사역자가 올린 북클럽과 제자훈련 아이디어를 교회 사역에 적용했다. 모두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을 활용한 것들이다. 자신의 아이디어였던 드라이브스루(drive-thru) 심방 자료도 공유했다. 수십 명의 사역자가 자료를 요청하고 사역에 참고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커피 사업을 하며 목회하는 강유겸(서울 두드림교회) 목사는 최근 생계가 어려운 A선교사의 부탁을 받아 페이스북 그룹 ‘일하는 목회자들’에 배즙 판매 글을 올렸다. 사정을 들은 목회자들은 십시일반 배즙을 구매했고 강 목사는 목회자들이 마음을 담아 남긴 글과 함께 수익을 A선교사에게 모두 보냈다. 강 목사는 22일 “‘일하는 목회자들’은 이중직 목회자를 위한 소통의 장이자 서로의 사역과 생계를 돕는 공간”이라며 “여기서 만난 사람들과 야구도 하고 실질적인 도움도 주고받을 수 있어 목회자들에게 활력소이자 의지가 돼준다”고 말했다.

비대면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역자들이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 SNS 기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2만명 가까운 다음세대 사역자가 함께하는 ‘다음세대 사역나눔’과 8000여명의 이중직 목회자 커뮤니티 ‘일하는 목회자들’이 대표적이다.

‘다음세대 사역나눔’은 2014년 군산 드림교회(임만호 목사)의 어린이 사역자들이 ‘어린이 사역나눔’이란 이름으로 처음 만들어 자료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시작했다. 이후 이름을 바꿔 대상을 넓히고 회원이 1만명을 넘으면서 2019년부턴 박희열(전주 초청교회) 부목사 등 10명의 관리자가 그룹을 운영한다.

다음세대 사역자들은 이미지 파일부터 기획안, 장비 구매처, 유튜브 영상 등 자신의 사역 정보를 올린다. 관리자들은 두 달에 한 번씩 올라온 자료의 링크를 수집해 항목별로 분류함으로써 필요한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했다. 박 목사는 “이단 게시물, 광고, 과도한 논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은 운영자들이 회원 의견을 반영한 규칙을 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직 목회자를 위한 페이스북 그룹 ‘일하는 목회자들’. SNS 캡처


‘일하는 목회자들’은 스타트업, 사회적협동조합 등 다양한 일을 하며 목회하는 박종현(서울 함께심는교회) 목사가 2016년부터 운영한다. 그는 “일하는 목회자들이 삶과 애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었다”며 “두 가지 일을 하며 겪는 고충, 구직 정보 등 서로가 아니면 말하기 어려운 실제적 문제들을 나누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곳엔 단순히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부터 농산물이나 커피 등을 판매하는 글, 구인·구직 정보 등 다양한 게시물이 올라온다. 교회 건물에 물이 새는 등 수리가 필요할 때도 이곳을 찾는다. 쓰지 않는 장비를 무료로 나누거나 힘든 상황에 부닥친 목회자를 위해 십시일반 후원금을 모금하기도 한다.

교회친구다모여가 운영하는 사역자 오픈채팅방. SNS 캡처


기독교 SNS 채널 교회친구다모여(대표 은희승)는 2019년부터 사역자들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운영한다. 교역자와 찬양팀, 교사 등 세 개의 방에 2400여명이 참여해 정보와 조언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한다. 교회친구다모여는 이름과 전화번호, 교회, 직분 등을 모두 확인해 이단의 가입을 차단했다. 실명제로 운영하고 신학·정치적 논쟁을 금지하는 등 7개의 규칙을 정했다.

커뮤니티는 코로나19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사역에 어려움을 겪는 사역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공간이 됐다. 은희승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예배, 비대면 행사 등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함께 대처하면서 급격히 활성화됐다”며 “새로운 정부 정책이 나올 때마다 각자 대처 방법을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기 때문에 ‘이 채팅방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라 말하는 사역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박희열 목사는 “저 역시 이곳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코로나19로 막연할 때도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며 “사역을 처음 맡거나 막막함을 느끼는 사역자들이 동역자를 만나거나 동역하면서 함께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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