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패싱 의혹에 박범계 "靑 발표로 갈음"..野 "오만하다"

하남현 2021. 2. 2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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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사위 법무부 업무보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2일 최근 논란이 된 청와대와의 검찰 인사 조율 문제와 관련해 “인사 과정을 소상히 말씀드리지 못한다. 청와대 발표로 갈음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다. 검찰 인사 발표 과정에서 불거진 문재인 대통령 ‘패싱’ 의혹 및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갈등과 관련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그러자 야당에선 “오만하다”, “추미애 장관 버전2”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 재가받았냐” 묻자“청와대가 이미 발표”
이날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법무부 등 업무보고에선 검찰 인사 ‘절차’ 문제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문 대통령의 재가 이전에 검찰 인사가 발표됐다는 의혹 때문이다. 야당 의원들은 ‘검사장 인사를 대통령 재가받고 발표했나’, ‘ ‘인사안을 누가 언제 대통령에게 보고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박 장관은 “구체적인 인사 내용에 대해선 설명할 수 없다”는 답으로 일관했다. “청와대가 이미 발표했다”라는 말도 반복했다.

이를 두고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민정수석 패싱, 대통령 패싱 의혹이 국민적 관심인데 법무부 장관이 나와서 말할 수 없다고 일관한다”며 “오만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도 “논란에 대한 질의에 대해 청와대 발표로 갈음한다는 답변 태도가 맞냐”라며 “추미애 전 장관 ‘버전 2’다. 불편한 질문은 입을 닫는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장관이 청와대 발표로 대신한다는 답변에 문제가 없다”고 옹호했다. 백 의원은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대통령 재가 없이 발표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했다”며 “신 수석의 (박 장관에 대한) 감찰 요구 부분도 신 수석이 감찰 얘기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앞쪽은 신현수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한겨레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신현수와 충분히 소통됐다 생각”
야당 의원들은 검찰 인사 관련 신 수석과 소통 여부도 따져 물었다. 신 수석이 박 장관과 갈등을 빚으며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다. 신 수석은 이날 사의를 철회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 인사 과정에서) 신 수석과 충분히 조율했냐”고 물었다. 박 장관은 “몇 차례 만났고, 통화도 했다”고 답했다. 이날 검찰 중간 간부 인사와 관련해서도 “제 판단으로는 충분히 소통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주말 신 수석과 접촉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 “구체적인 채널을 말할 수는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과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 우려스러운 일이다. (박 장관과 신 수석이) 개인적으로 10여년 넘게 가까운 사이로 알고 있고 소통이 잘될 거로 기대한다”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에 대해 박 장관은 “개인적인 관계가 있지만, 인사와 결부시켜서 이야기할 성질의 것은 못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법무 참모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 인사에 임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연합뉴스



“인사 관련 언론플레이 있어”
박 장관은 최근 검찰 인사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도 표시했다. 그는 “수사 현안이나 검찰 인사에 관련해 언론 플레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최근 검찰 인사 관련 논란 보도에 대해 “야당과 친검(親檢) 언론들이 동원돼 합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에 동의하면서다.

박 장관은 “제 머릿속에 대통령님 인사권을 침해한다는 건 개념조차 없다”며 “(언론 플레이와 같은) 그런 부분이 실제로 대통령님 국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여러 가지 왜곡된 흐름을 만들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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