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논란 배우들의 복귀 실험대 된 독립영화

류지윤 2021. 2. 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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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 2014년 '해무' 이후 '악에 바쳐'로 7년 만의 복귀
오달수·이진욱, 성범죄 무혐의 결론 이후 독립영화로 활동 모색
"작품성에 반하는 캐스팅"VS "영화 알리기 위한 긍정적 선택"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배우들이 독립영화를 복귀 발판으로 삼고 있다. 관객수나 시청률로 직결되는 상업 영화나 드라마가 더 이상 논란을 일으킨 배우들을 찿지 않는 것이 눈을 돌리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이윤 추구보다는 창작자의 의도와 메시지를 중시해 논란 연예인을 캐스팅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위험요소가 적은 독립영화는, 스타와 제작진 모두 적은 부담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수 있다.


배우들은 독립영화 출연 배경을 연기 활동이 막힌 상황에서 갈증을 느껴 독립영화에 출연하게 된 것이라고 이유를 밝힌다. 또 지금껏 해보지 않은 장르나 역할에 대한 시도를 통해 연기 폭을 넓히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살필 수 있는 하나의 실험대라는 이유를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이 실험대 앞에 박유천이 서게 됐다. 박유천은 독립 장편영화 '악에 바쳐'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22일부터 촬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박유천의 주연작은 2014년 영화 '해무'가 마지막이며, 출연은 2017년 '루시드 드림' 카메오 이후 4년 만이다.


박유천은 2016년 성범죄 스캔들에 이어 마약 혐의까지 이미지가 나락으로 추락했다. 성범죄는 무혐의로 결론 났으나 필로폰 투약 혐의로 2019년 7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혐의가 입증되기 전 마약 투약 혐의 연예인으로 지목되자 기자회견을 자청해 사실무근이며, 자신이 마약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시 은퇴하겠다고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박유천은 은퇴선언을 번복하고 지난해 태국 팬미팅을 시작으로 활동 재개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음반을 발표하고 지난 1월에는 유튜브를 개설하기도 했다. 여기에 독립영화 캐스팅 소식이 알려졌지만 아직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전 여자친구와의 폭행·유산 의혹을 둘러싼 법적공방을 펼쳤던 김현중도 독립 영화 '장롱' 촬영을 마쳤다. 김현중은 전 여자친구와의 5년 간의 법정 싸움 끝에 승리했지만,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어려웠다. 그는 독립영화 '장롱' 촬영 사실을 알리며 "오랜 만에 카메라 앞에 섰는데 감정이 벅차올랐다. 내가 잘할 수 있는게 이건데 뭐 했나 싶었다"며 "내 인생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내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찍었다"고 향후 연기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미투 혐의로 배우 생활에 위기를 맞은 듯 했으나 무혐의로 결론난 오달수와 이진욱의 복귀작도 독립영화였다.


오달수는 2018년 동료 연예인으로부터 미투 대상으로 지목돼 활동을 중단했지만 경찰조사 결과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오달수는 복귀에 조심스러웠으나 '요시찰'로 기지개를 켰다. 오달수는 지난해 영화 '이웃사촌' 인터뷰 당시 "TV나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여기가 아니라 현장이란 생각이 크게 들었다. 독립영화를 찍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진정한 복귀는 이 시간 이후로 캐스팅이 돼서 다음 작품에서 활동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요시찰'에 출연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이진욱 역시 2016년 한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 됐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고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으로 복귀 시동을 걸었다. 이 작품은 국내 관객수는 8,985명에 그쳤으나 제20회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에서 국제경쟁부문 FIRST METION을 수상했으며, 2018년 바르셀로나 아시아영화제 NETPAC 섹션 BEST FILM을 수상하며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무혐의였던 만큼 오달수는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던 '이웃사촌'을 지난해 무사히 선보일 수 있었고, 이진욱은 OCN 드라마 '보이스2', '보이스3',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까지 출연하며 예전의 기량을 되찾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화 관계자는 "독립영화 쪽에선 알려지지 않는 배우를 쓰는 것보다 복귀설로 노출이 되면 영화가 조명을 받으니 손해보는 입장은 아니다. 평소라면 출연료 때문에 스타급 배우들을 캐스팅 하지 못하지만, 이슈가 있는 배우들은 대부분 독립영화 예산에 맞춰 출연료를 대폭 줄이거나 노개런티로 진행하니, 작품을 알리기 위한 긍정적인 선택지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관계자도 있었다. 한 독립영화 감독은 "독립영화의 색이 변질되는 캐스팅이다. 애초에 독립영화는 티켓파워로 승부를 보는 영역이 아니다. 작품성이나 메시지가 중요한 독립영화가 배우의 논란이 잠식돼 작품성을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관객들 역시 해당 배우들의 프레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영화를 관람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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