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송중기 "'승리호', 자신 있었다"

류지윤 2021. 2.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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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호 역으로 부성애 연기
이혼 후 첫 작품

배우 송중기가 2017년 '군함도' 이후 약 4년 만에 조성희 감독과 다시 손을 잡고 '승리호'로 돌아왔다. 송혜교와 이혼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낸 만큼, 송중기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송중기는 넷플릭스 라이브 컨퍼런스 당시 "시나리오를 읽고 처음 떠올랐던 단어가 '자포자기'였다. 태호는 삶의 모든 걸 내려놓은 정제돼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당시 촬영할 때 제 마음 상태와 태호가 비슷했다"고 털어놨다.


이 발언은 자연스럽게 그의 이혼이란 개인사를 떠올리게 했다. 최근 화상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송중기는 '자포자기'란 발언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포장도 왜곡도 없었다.


"제 심정을 그대로 말씀드린 겁니다.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쑥쓰러워서 잘 못하겟어요. 자세하게 말씀드리고 싶지만 개인사이기 때문에 여백의 미로 남겨두고 싶어요. (개인사를) 극복했다기보다는 제 성격 자체가 그냥 자연스러운 걸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제작발표회 때 그런 말을 드렸던 거고요. 그냥 제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흘러가보자 했어요. 뭔가 인위적으로 극복한다고 (극복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 송중기가 일에 집중하기 위해 선택한 영화 '승리호'는 국내 첫 SF 우주 영화다. 송중기는 우주에서 태극기가 달린 우주선을 타고 한국말을 하는 설정이 그저 신기했고 반가웠다. 지난 5일 공개된 '승리호'는 이틀 만에 해외 28개국에서 1위, 80개국 이상에서 톱 10에 들며 좋은 성과를 얻기도 했다.


"우리 영화 이야기가 맞나 싶었어요. 촬영하는 부분 외에는 다 CG기 때문에 머릿 속에 잘 그려지지 않아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고, 관객들의 반응도 빨리 알고 싶었어요. 재미있게 보셨다는 반응에 기분 좋았죠. 저는 '승리호'를 보고 훌륭한 스태프가 모여서 신뢰가 있었지만 배우들이 부족해서 채우지 못한 부분까지 채워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완성본을 먼저 확인했을 때 어느 정도 자신감은 있었어요."


"대작이라서 끌린건 아니었어요. 처음 보는 장르였기 때문이 더 컸어요. '아스달 연대기'도 같은 맥락이었어요. 사극은 많지만 고대사를 이야기한 사극은 없었죠. 그런 의미에서 '승리호'도 '우주 이야기를 한다고?'가 제 솔직한 반응이었어요.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장르 욕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승리호'는 지난해 여름 극장 개봉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개봉을 미루다 결국 넷플릭스를 선택했다. '승리호'를 재미있게 봤다는 반응도 많지만 극장에서 보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도 상당했다. 하지만 송중기의 생각은 달랐다.


"저는 '승리호'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후 네 번 정도 봤는데요, 아이패드, TV로 봤을 때 영화가 주는 메시지나 영상 구현을 온전히 느꼈어요.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그래서 전 만족해요. '극장에서 개봉했으면 어땠을까'란 반응이 있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제 성격이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정하는 편이 아니라서 전 생각 안해봤어요. 전 보고 싶을 때 바로 볼 수 있어서 더 좋더라고요."


'늑대소년' 이후 조성희 감독과 두 번째 작품으로 두 사람 사이의 신뢰가 깊었다. 조성희 감독은 송중기를 "의지가 되는 배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송중기는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조성희 감독의 말에 "제일 편해서 저를 캐스팅한 한 것 같다"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 송중기는 앞으로도 조성희 감독이 러브콜을 한다면 언제나 환영이라는 반응이다.


"감독님께서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세요. 아마 연락하기 편한 사람이 저라 시나리오를 바로 주신게 아닐까요.(웃음) 새로 만난 사람과 친해지려고 노력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기본적으로 제 생각에 '늑대소년' 촬영할 때 기억이 좋았던 덕분도 있는 것 같아요. 감독님의 다음 작품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제일 편해서 저를 캐스팅하는 거라면 언제나 좋아요."


송중기는 '승리호'를 통해 처음으로 아빠 역할을 맡았다. 태호의 삶의 이유는 딸이었으며, 그가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을 택한 이유도 딸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우주처럼 부성애도 그에게는 미지의 영역이지만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부성애 연기가 어렵진 않았어요. 안해봤던 경험이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란 걱정은 있었죠. 캐릭터를 연기함에 있어서는 없었어요. 단지 실제 생활에서도 아역배우들과 진심이 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꾸준히 아역배우 시선에서 바라보려고 했죠. 부성애 연기를 위해 특별하게 노력한 건 없어요."


송중기가 가장 듣기 좋았던 칭찬 중 하나는 '넷이 정말 친해서 보기 좋다'였단다.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네 배우와 즐겁게 촬영한 기억이, '승리호'가 남긴 선물이다.


"넷이 '마음대로 해봐, 다 받아줄게'란 마음가짐이 있었어요. 그래서 잘 통했죠. 내가 실수해도 상대방이 채워줄 거란 믿음이 있었어요. 파트너들끼리 그런게 없으면 현장에서 많이 힘들어요. 좋은 욕심과 배려심이 많았던 현장이었어요."


함께한 배우들과의 현장이 즐거워서일까. 그는 가장 힘들었던 촬영이 CG도, 액션도 아닌 홀로 촬영할 때였다고 전했다.


"혼자 조종실 세트에서 몇주 동안 촬영했는데, 그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앞에 초록색 천이 가려져 있고 배우들이 크로마키 앞에 서면 이상하게 막막해질 때가 있어요. 눈 앞에 실사로 보이는게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가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을 엄청 했어요. 지구로 내려갔다가 다시 우주선을 타고 올라가는 장면이 그랬어요. CG도 붙여야 되고 감정을 얼마나 내야하는지 막막했고, 세트도 움직여야 됐고요. 그래도 촬영에 몰입하기 위한 팁이라면 나만 모르는게 아닌 안도감이랄까요?(웃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해요."


'승리호'가 진부한 부성애 코드로 '전형적인 신파물'이라는 지적에 송중기는 반기를 들었다. 가족애를 그린다는 점이 자신이 '승리호'에 끌린 이유라고 설명했다.


"가족은 세상에서 최고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숭중기란 사람도 그런 코드를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끌렸던거고요. 조성희 감독님의 정서를 신파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러가지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이게 또 대중문화예술을 하는 매력인 것 같아요."


승리호는 tvN '빈센조'로도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승리호'와 '빈센조'는 전혀 다른 결의 작품으로, 송중기의 다양한 활약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빈센조' 방송 시기와 겹치게 됐어요. 즐겁기도 하지만 부담감도 있네요. 정이 많이 들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작업했던 거라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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