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범죄에 무지" vs "비난 말고 토론해야" '위안부 논문' 논란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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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열린 정기 수요시위에서 '존 마크 램지어 미쓰비시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문에 관한 전 세계 페미니스트 성명'을 공개했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둘러싸고 국내·외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일본 매체들은 해당 논문이 일본의 국제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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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착취 제도 정당화" vs "학문 공격은 비생산적"
日 매체, 램지어 교수 논문 두고 "일본 이미지 회복 기대"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존 마크 램지어 미 하버드대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논문이 "성노예 및 성착취 제도를 정당화할 수 있다"며 출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선 반면, '학문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램지어 교수가 쓴 논문은 오는 3월 발행 예정인 '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로 앤 이코노믹스(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에 실릴 예정이다. 이 논문에서 램지어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성 없이 자발적으로 모인 매춘업의 연장에 가깝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같은 논문 내용에 대해 국내·외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역사적 진실과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지난 17일 램지어 교수가 소속된 하버드대에 항의 메일을 보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기태 반크 단장은 "학문의 자유 안에 숨은 채 학자의 양심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 역사 왜곡을 미국 사회에 나치 전쟁범죄만큼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구에서는 아직까지 일본 제국주의 성 윤리나 노예 범죄에 대해 무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나치가 인류 평화에 기여했고, 흑인 노예 제도가 미국 발전에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열린 정기 수요시위에서 '존 마크 램지어 미쓰비시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문에 관한 전 세계 페미니스트 성명'을 공개했다.
미국·필리핀·영국·호주·뉴질랜드·독일·캐나다 등 여러 나라 연구자 및 단체가 참여한 해당 성명서에서 이들은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아시아·태평양 전쟁에서 자행한 중대한 인권침해 책임을 회피하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비판적 분석 없이 답습하고 있다"며 "이런 주장이 여성에 대한 폭력, 성노예·성착취 제도 정당화에 이용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학문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며 램지어 교수의 논문 출간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 필립스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 부교수, 조셉 이 한양대 정치외교학 부교수 등은 지난 18일 미 외교 전문 매체 '디플로맷'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한국에 기반을 둔 학자들"이라며 "램지어 교수의 최근 논문을 비난하지 말고 토론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과의 개인적인 연관성을 이유로 램지어의 학문적 진실성을 공격하는 것은 비생산적이고 외국인 혐오"라며 "한국에서는 위안부 여성과 관련한 연구와 논쟁이 제약을 받으면서 정치·사회 내 집단적 사고가 조성돼 왔다"고 지적했다.
과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 등으로 주장한 저서 '제국의 위안부'를 펴낸 바 있는 박유하 세종대 교수 또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무조건 망언이나 심지어 전범기업교수니 할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역사적 디테일에선 크게 틀리지 않았을지 모르겠다"라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둘러싸고 국내·외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일본 매체들은 해당 논문이 일본의 국제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일 매체 '닛케이 신문'은 램지어 교수의 해당 논문 요약본을 공개하면서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었음을 밝혀낸 것"이라며 "연구 의의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군이 과거 조선 여성들을 성노예로 삼았다는 잘못된 이미지가 세계에 퍼지고 있다"라며 "이 논문이 그런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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