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의문의 시간패
2021. 2. 22. 00:05
〈16강전〉 ○·신진서 9단 ●·렌샤오 9단
장면 ⑬=‘사활’에 관해서는 가끔 인간 고수들이 AI보다 더 정확하다는 느낌을 주곤 한다. 지옥 입구에서 돌아온 신진서 9단은 3의 급소를 정확히 찔러간다. 초읽기에 혼백이 크게 흔들린 렌샤오도 6을 찾아낸다. 그러나 백에겐 7로 모는 수가 있다. 흑은 이을 수 없다.
◆참고도=흑1로 이으면 백2 끊는다. 흑은 양자충이다. 이곳 흑이 전멸한다.
◆실전진행=이 판의 마지막은 묘했다. 영화의 필름이 클라이맥스에서 뚝 끊어지고 어둠이 덮인듯한 느낌이었다. 마지막 장면을 천천히 돌려보면 흑은 결국 1로 살았고 백은 2로 흑 여섯점을 따냈다. A의 선수가 사라지자 3의 가일수가 필요했다. 마지막 초읽기 와중에서도 렌샤오는 가까스로 궤도를 지키고 있었다. 신진서는 4로 이어 이곳 사활을 추궁했고 흑은 이제 B로 살 차례였다. 이때의 AI 그래프는 50대50. 반집승부. 그런데 렌샤오는 ‘아홉’을 지나서도 착수하지 않았고 프로그램은 즉시 "시간패했습니다”고 선언했다. 졌다고 생각하고 포기한 것일까. 미묘한 침묵이 이어졌다. 200수만의 시간승. 여운이 남는 힘든 승리였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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