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로 文 후광받는 박영선 VS 친문 바닥 파고드는 우상호..與 경선 막판 총력전
”5인분 백신을 6명에 접종할 수 있는 K-백신 주사기, 대량생산을 안 한다는 중소기업 대표를 내가 설득했다.”(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나는 국정농단 주범 박근혜를 탄핵했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투표(26일)를 닷새 앞두고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박 전 장관은 ‘행정 능력’을, 우 의원은 ‘민주당다움’을 부각시키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박 전 장관은 “2019년 장관 취임 당시 6개였던 유니콘 기업은 13개로 늘어났다”는 등의 이력에, 우 의원은 “우리는 김대중처럼, 노무현처럼 민주당답게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말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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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어짜는 주사기’ 고리로 文 후광 받는 박영선
장관 시절의 이력을 앞세우는 건 박 전 장관에게 양수겸장(兩手兼將)의 카드다. 행정 능력과 동시에 ‘문재인의 사람’임을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특히 박 전 장관은 경선 막바지에 주사기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풍림파마텍이 자체 개발한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내자 박 전 장관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너무나 기쁜 소식이 미국에서 왔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이 소식을 공유했다. 지난 15일 열린 우 의원과의 첫 번째 TV토론에는 아예 이 주사기를 직접 들고 나왔다. “내가 중기부 장관으로서 마무리하고 온 것인데, 일본에서는 이게 없어서 백신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다.
주사기 자랑의 효과는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 군산에 있는 이 업체를 방문하면서 극대화됐다. 박 전 장관은 이날 문 대통령이 방문 뒤 올린 트윗을 공유하며 “문 대통령이 없었다면 풍림파마텍 대표님을 설득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박 전 장관 캠프 측 관계자는 “국익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 선거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접근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일부 친문 커뮤니티에는 “자기 사업이 문 대통령의 후광을 입었음을 알렸다.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야심이 밉지 않다”, “어쨌든 문 대통령에게 이렇게 공을 돌려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등 반응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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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채널 8개에서 생방송 하는 우상호
대통령 후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우상호 의원은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친문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21일 저녁 우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와 노 전 대통령 전속 사진사 출신 장철영 전 청와대 행정관 등과 함께 온라인 생방송에 나선다. 이 방송은 특히 ‘시사타파TV’·‘새날’·‘시사의 품격’·‘텐픽TV’ 등 친문 성향이 강한 8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동시 생중계된다. 우 의원 측 관계자는 “이들 채널 구독자를 합치면 100만명 정도의 집단이 된다”며 “친노·친문 민주당 지지층에 직접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상당한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은 지난달 31일 우 의원이 대표적인 친문 커뮤니티인 클리앙에 직접 등장해 “서울시장이 되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 데 선봉에 서서 여러분들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라는 글과 영상을 남긴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책에서도 ‘친서민’이라는 민주당의 전통적 키워드를 강조해 온 우 의원은 연일 박 전 장관의 공약들을 “민주당답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우 의원을 돕고 있는 서울 지역구 의원은 “여론조사에선 여전히 열세지만 권리당원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우 의원 캠프 측 관계자는 “앞으로 토론에서도 그간 얘기해온 ‘민주당다운 후보’, ‘약자를 위한 가치’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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