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로 文 후광받는 박영선 VS 친문 바닥 파고드는 우상호..與 경선 막판 총력전

남수현 2021. 2. 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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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우상호 의원이 21일 서울 성동구 레이어57 스튜디오에서 열린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5인분 백신을 6명에 접종할 수 있는 K-백신 주사기, 대량생산을 안 한다는 중소기업 대표를 내가 설득했다.”(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나는 국정농단 주범 박근혜를 탄핵했다.”(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투표(26일)를 닷새 앞두고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도 박 전 장관은 ‘행정 능력’을, 우 의원은 ‘민주당다움’을 부각시키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박 전 장관은 “2019년 장관 취임 당시 6개였던 유니콘 기업은 13개로 늘어났다”는 등의 이력에, 우 의원은 “우리는 김대중처럼, 노무현처럼 민주당답게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말에 힘을 실었다.


‘쥐어짜는 주사기’ 고리로 文 후광 받는 박영선
장관 시절의 이력을 앞세우는 건 박 전 장관에게 양수겸장(兩手兼將)의 카드다. 행정 능력과 동시에 ‘문재인의 사람’임을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특히 박 전 장관은 경선 막바지에 주사기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풍림파마텍이 자체 개발한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내자 박 전 장관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너무나 기쁜 소식이 미국에서 왔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이 소식을 공유했다. 지난 15일 열린 우 의원과의 첫 번째 TV토론에는 아예 이 주사기를 직접 들고 나왔다. “내가 중기부 장관으로서 마무리하고 온 것인데, 일본에서는 이게 없어서 백신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 전북 군산시 코로나19 백신접종용 최소잔여형(LDS) 백신주사기 생산 현장인 풍림파마텍을 방문해 조미희 풍림파마텍 부사장으로 부터 백신주사기 생산라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주사기 자랑의 효과는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 군산에 있는 이 업체를 방문하면서 극대화됐다. 박 전 장관은 이날 문 대통령이 방문 뒤 올린 트윗을 공유하며 “문 대통령이 없었다면 풍림파마텍 대표님을 설득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박 전 장관 캠프 측 관계자는 “국익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 선거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접근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일부 친문 커뮤니티에는 “자기 사업이 문 대통령의 후광을 입었음을 알렸다.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야심이 밉지 않다”, “어쨌든 문 대통령에게 이렇게 공을 돌려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등 반응이 올라왔다.


친문 채널 8개에서 생방송 하는 우상호
대통령 후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우상호 의원은 경선 레이스 초반부터 친문 바닥 민심을 훑고 있다. 21일 저녁 우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와 노 전 대통령 전속 사진사 출신 장철영 전 청와대 행정관 등과 함께 온라인 생방송에 나선다. 이 방송은 특히 ‘시사타파TV’·‘새날’·‘시사의 품격’·‘텐픽TV’ 등 친문 성향이 강한 8개 온라인 채널을 통해 동시 생중계된다. 우 의원 측 관계자는 “이들 채널 구독자를 합치면 100만명 정도의 집단이 된다”며 “친노·친문 민주당 지지층에 직접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상당한 터닝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오른쪽)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캠프를 격려 방문한 곽상언 변호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곽상언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21일에는 우 의원과 함께 온라인 방송에 나선다. 오종택 기자


이날 방송은 지난달 31일 우 의원이 대표적인 친문 커뮤니티인 클리앙에 직접 등장해 “서울시장이 되면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 데 선봉에 서서 여러분들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라는 글과 영상을 남긴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책에서도 ‘친서민’이라는 민주당의 전통적 키워드를 강조해 온 우 의원은 연일 박 전 장관의 공약들을 “민주당답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우 의원을 돕고 있는 서울 지역구 의원은 “여론조사에선 여전히 열세지만 권리당원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우 의원 캠프 측 관계자는 “앞으로 토론에서도 그간 얘기해온 ‘민주당다운 후보’, ‘약자를 위한 가치’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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