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라이프] 구매 욕구는 '스토리텔링'서 확정은 '리뷰'로.. '내돈내산' 검색해 보고 산다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있다. 어디에서도 협찬이나 광고비를 받지 않고 직접 사서 쓰는 솔직한 후기라고 주장할 때 붙이는 해시태그다. 한때 유튜브 뒷광고 논란에서도 확인됐듯이 100%라고 장담할 수는 없겠으나, 소비자들은 ‘내돈내산’ 후기에 한 번 더 눈길을 준다. 구매의 확신에 ‘리뷰’가 작용한다면 구매를 자극하는 데는 ‘이야기 엮기’가 활약한다. 제품이나 브랜드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보다 보면 구매욕구가 생겨나고, 살만한 제품인지 후기를 검색해 확인하는 식으로 소비가 이뤄지곤 한다. 소비 트렌드가 이 같은 흐름도를 따르다 보니 기업들은 제품을 둘러싼 콘텐츠와 평범한 소비자들의 후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경향성은 화장품, 패션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소비자 후기가 가장 꼼꼼하게 다뤄지는 분야는 화장품업계다. 화장품은 피부타입마다 적합한 제품이 다르고 화장품의 종류 또한 무궁무진하다. 이렇다 보니 ‘나에게 꼭 맞는 제품’을 찾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포털이나 SNS 등에서 이를테면 ‘#악건성#민감성#보습#진정’과 같은 상세 키워드를 구체적으로 넣어 후기를 검색하면서 제품을 찾는다.
화장품을 좋아하는 민가은(30)씨도 이런 방식으로 화장품을 구매한다. 민씨는 “화장품을 살 때 반드시 ‘내돈내산’을 포함해 리뷰를 검색해본다”며 “나와 비슷한 사람들의 후기가 가장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이같은 욕구를 파악하고 리뷰 데이터를 활용해 고속성장한 기업은 뷰티 플랫폼 ‘화해’다. 화해는 900만 가입자의 상세 리뷰가 모여서 빅데이터를 쌓고 이를 토대로 콘텐츠를 만들어 냈다.
화해 관계자는 “개인 피부 특성에 맞는 맞춤형 리뷰를 볼 수 있는 검색 기능을 지난해 도입했는데 사용자가 금세 100만명을 넘어섰다”며 “리뷰 수도 중요하지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후기의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올해 누적 리뷰 1000만건을 목표로 후기 축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부터 매주 온라인몰에 우수 후기를 작성하는 ‘탑리뷰어’ 1000명을 선정해 할인 쿠폰을 제공하기로 했다. 광고성 리뷰나 가짜 리뷰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해 7월에는 ‘리뷰 블라인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후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부적절한 리뷰가 확인되면 즉시 블라인드 처리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후기가 양질의 정보로 쌓여서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며 “신뢰도 높은 우수 리뷰를 축적해 뷰티 정보 플랫폼으로써 올리브영의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직한 후기는 종종 ‘입소문’으로 작용하면서 신생 브랜드에 힘을 주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새로 등장한 화장품 브랜드 ‘디폰데’는 지난해 말 홈쇼핑 방송 이후 리뷰가 쌓이면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패션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사고 싶은 마음’을 불어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야 할 이유’까지 제공해준다. 톱스타를 내세운 광고나 유명 패션쇼가 제안하는 트렌드만으로는 소비자를 설득시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패션업계가 선택한 방법은 ‘스토리텔링’이다.
패션 플랫폼 W컨셉은 스토리텔링을 앞세워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과거 패션잡지처럼 트렌드를 제안하고 콘텐츠를 제공한다. W컨셉 관계자는 “고객들은 단순히 구매만을 위해 쇼핑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두루두루 둘러보면서 경험한다”며 “누적된 경험은 고객 충성도로 연결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10~20대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는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콘텐츠를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무신사 매거진’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스타일링을 보여주는 ‘스트릿 스냅’은 특히 인기다. 보통 사람의 스타일링은 실용적인 측면에서 유용할 뿐 아니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라이브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 등 영상콘텐츠 활용도 늘고 있다. 무신사TV는 지난해 11월 다큐멘터리 ‘닥터마틴’을 선보이면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보여줬다.
한섬은 아예 드라마를 만들었다. 지난해 말부터 약 한 달 동안 유튜브 채널에서 방영한 ‘핸드메이드 러브’는 기업명과 브랜드를 전혀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한섬 관계자는 “별도의 판촉 이벤트가 없었는데도 짧은 기간에 방송에 나왔던 제품들의 온라인 매출이 100% 이상 늘었다”며 “콘텐츠의 힘을 확인한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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