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서 야구로.. 들불처럼 번지는 '학폭 미투'

김철오 2021. 2. 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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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에서 번진 '학폭 미투(학교 폭력에 나도 당했다)'의 들불이 프로야구로 번졌다.

한화 이글스 소속 선수로부터 초등학교 시절 폭력과 따돌림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교 운동부에서 지도자의 폭력·폭언, 선수단 내부의 위압적인 집단생활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에서 프로스포츠의 '학폭 미투'는 종목이나 선수의 유명세를 가리지 않고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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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선수에게 초등생 시절 피해"
종목·선수 유명세 가리지 않고 어어질 듯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자료사진. 뉴시스

프로배구에서 번진 ‘학폭 미투(학교 폭력에 나도 당했다)’의 들불이 프로야구로 번졌다. 한화 이글스 소속 선수로부터 초등학교 시절 폭력과 따돌림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화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동안 폭로자는 유서까지 언급하며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학교 운동부에서 지도자의 폭력·폭언, 선수단 내부의 위압적인 집단생활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에서 프로스포츠의 ‘학폭 미투’는 종목이나 선수의 유명세를 가리지 않고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는 21일 “SNS 폭로가 나온 지난 19일 밤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와 즉각 면담했다. 사안을 엄중하게 인지하고 조사를 진행했지만 선수의 진술과 폭로된 내용이 일치하지 않았다”며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는 학교폭력위원회 개최 기록이 없다. 구단 차원에서 사실관계 입증이 어렵다. 선수는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법적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구단 차원의 판단을 유보하고 결론을 기다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폭로된 내용이 사실일 경우 (선수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조치하고, 사실이 아니면 구단 차원에서도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폭로자는 “초등학교 시절 집단 폭행을 당했다. 한화 선수도 가해자 중 한 명”이라며 “4학년 때 전학와 폭력에 시달렸고 6학년 때 전학을 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로 하루 뒤인 지난 20일 ‘아직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한화의 입장이 나오자 SNS에 다시 글을 올려 “마음이 편치 않다. 갑작스러운 충동에 대비한 유서를 친구 몇 명에게 나눠줬다. 유서 내용이 공개될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는 프로야구 통산 1군 출전 이력이 한 시즌 정규리그 팀당 경기 수(144경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외야수다. 유망주로 평가되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지 못했다. 폭로자는 “최근 유명인들의 학교 폭력이 드러나면서 내가 거쳐 왔던 학교를 하나씩 찾았고, 야구선수가 된 그의 이름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선수의 유명세와 무관하게 제2, 제3의 ‘학폭 미투’가 이어질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체육계에서는 각 종목별 최상위 경기단체와 프로·실업 리그를 주관하는 연맹·위원회 차원의 학원체육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 이재영·다영, 남자부 OK금융그룹 송명근·심경섭의 학폭 미투로 파장을 먼저 맞은 한국배구연맹(KOVO)은 초·중·고교와 대학 선수에 대한 윤리교육에 관여하고 가해자의 프로 진입을 원천 봉쇄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무철 KOVO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학폭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첫 회의를 마친 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 교육”이라며 “학교 운동부의 폭력 예방교육을 스포츠윤리센터, 대한민국배구협회, 산하 연맹들과 협의해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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