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베테랑 부상 악재'에도 최종전서 13번째 시즌 우승

김진희는 무득점에도 어시스트왕 달성
젊은 주전 박지현 더블더블 기록했지만
김소니아는 부담감에 부진

아산 우리은행 선수들이 21일 정규시즌 우승을 자력으로 달성하고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1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BNK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55대 29로 승리하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WKBL 제공.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13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리은행은 21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BNK와의 경기에서 55대 29로 승리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22승 8패를 기록하면서 공동 1위였던 청주 KB스타즈를 제치고 정규시즌 자력 우승을 거머쥐었다. KB스타즈(21승 8패)가 24일 용인 삼성생명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 승패 동률이 되더라도, 상대전적에서 4승 2패로 우세한 우리은행이 우승을 가져가게 된다.

이번 우승으로 우리은행은 2년 연속이자 통산 13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1999년 겨울 리그에서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 이름으로 우승한 것 포함). 위성우 감독과는 통산 8번째다. 반면 29득점으로 리그 역사상 최저 점수를 기록한 BNK는 9연패와 함께 시즌 최하위(5승 25패)로 시즌을 마치는 불명예를 안았다.

위 감독과 함께 우리은행은 왕조를 이뤄왔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전력에 물음표가 붙었다. 2011-2012시즌 이후 10년만에 외국인 선수 없는 시즌을 치르는데 장신 센터 자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즌 시작 전부터 신장 196㎝의 국가대표 주전 센터 박지수를 보유한 KB스타즈의 우승 여론이 높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아산 우리은행 베테랑 박혜진이 21일 부산 스포원파크 BNK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부산 BNK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WKBL 제공.

게다가 이번 시즌 초반에는 주전 가드 박혜진이 부상으로 한동안 자리를 비웠고, 시즌 중반 이후로는 베테랑 김정은이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또 최은실마저 시즌 도중에 부상 때문에 시즌 초반과 1월 중하순에 결장하는 등 전력 누수가 컸다.

베테랑들의 부재를 메꿔준 건 메꿔준 건 박지현과 김소니아였다. 2018-2019시즌 신인왕 출신 박지현은 지난 시즌 8.4득점 5.6리바운드였던 개인 기록이 15.4득점 10.4리바운드로 성장했다. 김소니아는 176㎝ 단신에도 시즌 평균 17.7득점 9.9리바운드를 해냈다.

이날 경기 승리의 주인공은 주장 박혜진이였다. 박혜진은 4쿼터 내내 경기를 뛰면서 3점 슛 6개를 포함한 24득점 9리바운드로 팀을 이끌었다. 3년 차 에이스 박지현이 14득점 17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하면서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믿고 맡기는 식스맨 최은실이 11점을 보태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김소니아는 시즌 마지막 큰 부담감을 느끼며 이번 경기에서 4득점 6리바운드로 지난 경기 8득점에 이어 중요한 순간 또 한 번 부진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진희는 40분 내내 무득점에 그쳤지만 8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이번 시즌 평균 5.47개를 해내며 어시스트왕에 등극했다. 김진희와 어시스트왕 경쟁을 했던 2위 BNK 에이스 안혜지는 이번 맞대결에서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평균 5.43개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전체 개수로 따지면 단 1개 차이였다.

위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부상 선수도 많이 나왔는데, 그럴 때마다 응집력 있게 잘 뭉쳐줬다. 모든 선수들이 잘 해줬지만, (홍)보람이와 (김)진희가 소금 같은 역할을 해줬다. 대견스럽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27일부터 정규리그 4위 용인 삼성생명과 플레이오프(3전 2승제)를 치르는 우리은행은 2017-2018시즌 이후 3년 만에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석권에 도전한다. 성공한다면 통산 11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자 10번째 통합 우승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