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백신 집단면역, 내년 중반에나 가능" 영국 EIU 분석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한 전 세계의 집단 면역 확보는 2022년 중반에야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부 고소득 국가의 백신 사재기로 인한 공급 불균형과 막대한 접종 비용으로 저소득 국가의 접종이 늦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코로나19 백신: 지연 예상' 보고서에서 "전 세계 60~70% 국가에서 광범위한 접종이 마무리되는 2022년 중반에야 집단 면역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독일·프랑스 등 유럽연합(EU)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전체 인구 백신 접종을 완료할 국가로 꼽혔다.
이들 국가는 이르면 3월 말, 늦어도 6월 말까지 노인과 기저 질환자, 의료진 등 우선순위 집단의 접종을 끝낼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접종에 속도를 높이고 있어서 "취임 100일 안에 1억명을 맞히겠다"는 계획도 실현 가능하다고 EIU는 내다봤다.
또 고소득국가에서 백신 접종이 빨라지면서 올해 3·4분기에 세계 경제가 반등한 뒤 빠른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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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공급 문제로 집단 면역 늦어져
그러나 접종을 완료한 선진국이라도 곧바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의 복귀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EIU의 분석이다. 이들 국가 외 상당수 국가에선 면역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봤기 때문이다.
EIU가 미국과 유럽 다음으로 꼽은 백신 접종 완료 지역은 러시아·브라질·멕시코 등이다. 이들 국가의 접종 완료 시점은 2022년 중반으로 예측됐다.
이들 국가의 접종 속도가 고소득국가보다 뒤처진 주요 원인으로는 백신 공급 문제가 지목됐다. EIU에 따르면 선진국 등 일부 국가들은 올해 주요 제약사의 생산 예정 물량인 125억 회분 중 절반을 선주문해놓은 상태다. 그렇다 보니 뒤늦게 계약한 국가들은 백신 공급에 문제를 겪으면서 접종이 늦어졌다.
다만 백신을 자체 개발·생산하는 러시아와 위탁 생산을 대가로 백신을 확보한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은 전 세계 2순위로 접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졌다. 또 한국과 일본, 호주 등도 2022년 중반까지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재정 상황, 의료 자원, 인구수, 정치적 의지 등에 따라 더 빨리 접종을 끝낼 수 있다고 EIU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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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도는 인구 많아 2022년 후반
반면 중국과 인도의 접종 완료 시점은 2022년 후반으로 밀렸다. 자체 개발과 발 빠른 확보전에 나섰지만, 인구가 많은 탓에 집단 면역에 도달할 수준의 접종은 내년 말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프리카 등 가난한 국가의 접종에 대해서는 "암울하다"고 전망했다. 이들 저소득 국가들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 이끄는 백신연합체인 코백스에 의존해 백신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코백스는 올해 말까지 백신 20억 회분을 전 세계에 공평하게 배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고소득 국가들의 백신 사재기로 지금까지 10억7000만 회분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백신을 받아도 저장시설과 인력 부족, 재정난 등으로 접종 과정이 순탄치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접종은 2023년에야 시작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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