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빈자리 노린다" 삼성전자 '가성비' 앞세운 갤럭시A 출격
이제는 ‘A’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불안한 1위’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올해 전략이다. 고가 제품군에선 애플에 역전 당한 가운데 중국 화웨이의 ‘추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샤오미가 가져가는 형국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를 앞세운 갤럭시A 시리즈로 대응한다는 의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출시하는 ‘갤럭시 A시리즈’에 다양한 고급 기능을 추가해 중국산 브랜드와 차별화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중저가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임으로써 글로벌 1위 굳히기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출시 예정인 중저가폰에 방수·방진 등 플래그십(전략 스마트폰) 기능을 일부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중저가폰 수요가 많은 유럽과 인도 등에 갤럭시A52, 갤럭시A72 등 중저가폰 시리즈를 먼저 출시하고, 이어 국내에도 이들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중저가폰은 방수·방진 기능, 고주사율 등 플래그십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인 폰아레나 등에 따르면 갤럭시A52는 6.5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후면 64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등 4개(쿼드)의 카메라, 디스플레이 내장 지문인식 센서, 4500mAh 배터리를 탑재한다. 갤럭시A72는 여기에 6.7인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5000mAh 배터리를 제공한다.
두 모델 모두 IP67 등급 방수·방진(먼지와 수심 1m 깊이의 물속에서 보호된다는 의미)과 90㎐ 주사율을 지원한다. 주사율은 초당 보여주는 이미지 수로 주사율이 높을수록 빠르고 역동적인 영상을 부드럽게 보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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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1m 방수와 90㎐ 주사율 지원
삼성전자가 중저가폰에 방수·방진을 지원하는 것은 3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폰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2018년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A 시리즈에는 방수·방진 기능을 제외했다. 갤럭시A 시리즈에서 60㎐를 초과하는 주사율을 갖춘 것도 처음이다. 예상 가격은 갤럭시A52가 50만원대, 갤럭시A72는 60만~70만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처럼 중저가 제품에 공을 들이는 배경은 글로벌 중저가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9%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애플이 15%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아이폰12 시리즈를 등에 업은 애플에 역전당했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로 글로벌 점유율이 급락한 중국 화웨이의 빈자리는 샤오미에 내줬다.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이 전년 대비 31% 늘었다.
정근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이사는 “최근 몇 년간 중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커지고 수요층이 양극화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강점인 ‘가성비’를 내세워 중저가 제품군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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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인기 1위는 갤A31
국내 시장에서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중요성이 커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롱텀에볼루션(LTE·4세대) 전용폰인 삼성 갤럭시A31이었다.
그동안 국내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무덤’으로 불렸으나 최근엔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거치면서 중저가 선호 현상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400달러 이하 제품의 판매 비중은 41%로 전년 대비 7%포인트 늘어난 데 비해 800달러(88만원) 이상 제품 비중은 32%로 6%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선언하면서 국내 중저가 모델에 대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 입장에서 중저가와 고급화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계륵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화웨이의 추락으로 무주공산이 된 중저가 시장에서 기존 중국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고도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하이엔드(고급) 시장만큼 마진이 많이 남지 않는 데다 가격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의미는 있겠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얻는 게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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