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 있는 장애 청소년 키운다"..전국 첫 문화예술 특수학교 대구에 등장
'말하기는 어눌하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지적장애 청소년들, 걷거나 뛰는 행동은 불편하지만, 바이올린 같은 악기는 곧잘 다루는 발달 장애 어린이들-.' 이런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난, '끼' 있는 장애 학생을 위한 공립 예술학교가 대구에 등장했다. 다음 달 1일 개교하는 국내 첫 문화예술 중점 특수학교인 '예아람 학교'다.
대구시교육청은 21일 "예아람 학교 첫 입학생으로 발달 장애·지적장애 위주 유치원, 초·중·고 학생 105명 모집을 마무리하고, 개교를 위한 막바지 학교 시설 점검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예아람 학교는 부지 1만5000여㎡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됐다. 예아람 학교는 예술할 때 쓰는 '藝(예)'에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열매라는 뜻의 '아람'을 더해 만든 교명이다.
예아람 학교는 시설부터 기존 특수학교와는 다르다. 바이올린·플루트 등 현악·관악 관련 클래식 공연을 할 수 있는 전용 공연장이 교내에 있다. 미술이나 각종 그래픽 관련 전시회가 가능한 미술 전시실도 갖췄다. 북카페와 수영장도 있다.
교육과정은 장애 정도와 유치, 초·중·고 학생의 수준을 달리해 진행한다. 학생들은 국어·사회·과학 같은 일반 과목을 배우면서, 음악·미술 수업을 집중적으로 받는다. 현악·관악 등 음악 관련 수업과 그래픽·컴퓨터 그래픽, 일반 그림 그리기 등 미술 관련 수업이다.
학년별로 교육 프로그램을 달리한다. 유치원은 문화예술 감각 계발에 교육이 맞춰진다. 초등학교는 음악·미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하는 것에 집중한다. 중학교는 문화예술 소질과 적성 찾기에, 고등학교는 진로교육 및 진로선택 등으로 세분화해 수업한다.
정경렬 대구시육청 장학관은 "예아람 학교를 졸업하는 고등학생은 취업도 문화예술 특성에 맞게 장애인 예술단, 4중주 연주단, 그래픽 관련 회사 같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취업도 도울 방침이다"며 "예아람에서 문화예술 교육을 받은 학생은 정서적인 부분이 많이 안정돼 있어 일반 회사에 취업 시에도 이점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첫 문화예술 중점 학교답게 학부모들도 관심이 많다. 공립 특수학교는 장애 학생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학생을 우선 배정한다. 이에 예아람 학교 입학을 위해 다른 지역에서 학교가 있는 대구 달성군으로 이사하는 학부모들아 상당수 있다고 대구시교육청 측은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별도로 대구엔 다음 달 국내 8번째 '대구국제고'가 개교한다. 대구국제고는 다른 지역 국제고와 다르다. 전국 학생을 모집하지 않는다. 대구 내 거주 학생 중에서 신입생을 선발한다.
외국어와 영어는 필수과목이다. 러시아어·중국어 가운데 1개를 선택해 배운다. 대구시교육청 측은 "2025년 정부 정책에 따라 특목고 제도가 사라진다 해도 대구국제고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국제고의 특성을 잃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구국제고의 첫 신입생은 111명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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