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모텔 건물이 뉴트로 감성으로 확 달라졌네
[이돈삼 기자]
▲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의 물레방아. 추억여행으로 안내해 주는 풍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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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멀스멀 떠오르는 추억이 그리운 요즘이다. 겨울날 설날을 전후한 이맘때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져 옛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곳을 그려본다. 젊은층의 뉴트로 감성도 충족시켜 줄 만한 곳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은 기본이다.
첫손가락에 꼽히는 곳이 고풍스런 풍경의 순천 낙안읍성 마을이다. 낙안마을에는 오래 전 그 시절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대를 이어 살았던 초가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단순히 보여주는 민속촌이 아니다. 그 집에서 지금도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가 살고 있다. 집도, 사람도 문화재급의 마을이다.
▲ 장독대와 어우러진 초가 풍경. 지난 2월 9일 순천 낙안읍성 민속마을 풍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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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나무가 달고 있는 '꼭지꽃'. 열매를 다 털어낸 감나무 꼭지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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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은 1397년 이 고장 출신 김빈길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쌓았다고 전해진다. 낙안군수로 부임한 임경업 장군이 1626년에 토성에서 석성으로 고쳐 쌓았다. 성곽은 높이 4m, 너비 3∼4m, 길이는 1410m에 이른다.
▲ 금둔사에 활짝 핀 납월홍매. 음력 섣달부터 피는 홍매로 알려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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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둔사 설선당과 어우러진 납월홍매. 입춘이 지나고 봄 같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꽃을 활짝 피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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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여행은 순천 드라마 촬영장에도 계속된다. 군부대가 있던 자리를 활용해 만든 세트장이다. 4만㎡ 부지에 60년대 서울의 달동네와 70년대 순천읍내 거리, 80년대 서울 변두리의 집과 상가, 거리가 재현돼 있다. 흡사 흑백사진 속의 풍경을 보는 것 같다.
드라마 촬영장은 가난해서 부족했고, 부족해서 불편했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이끌어준다. 현대화 물결이 일면서 개발의 광풍이 몰아치던 그 시절이다. 그때는 지독한 가난과 불편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마저도 그리움이고, 추억일 뿐이다.
▲ 순천 드라마 촬영장 전경. 촬영장을 찾은 학생들이 교복을 빌려입고 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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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양 '추억의 골목' 풍경. 20년 넘게 모텔로 쓴 건물을 개보수해 옛날식 영화관으로 꾸며 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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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외에도 추억여행지는 지천에 있다. 담양댐 아래에 추억의 골목이 있다. 해방 전부터 80년대까지 우리의 근현대사를 만날 수 있는 전시관이다. 20년 동안 모텔로 운영된 건물을 옛날식 극장으로 만들어놨다. 건물 밖에는 '로보트태권브이', '영자의전성시대' 같은 대형 영화간판을 내걸었다.
연쇄점, 신문보급소, 세탁소, 비디오대여점, 라디오수리점도 눈에 띈다. '애마부인' 등 옛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는 골목에는 옛날식 다방이 자리하고 있다. 오래 전 학교교실과 헌책방까지 우리의 근현대 문화를 만날 수 있다.
▲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러브 트레인'의 밤풍경. 연인들의 프러포즈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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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음 짓게 하는 낙안읍성의 목장승. 추억여행을 한층 즐겁게 해주는 조형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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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득량역'이란 별칭을 얻은 보성 득량역도 있다. 기차표를 사고파는 발권 체험을 하고, 기관사나 역무원의 옷차림도 체험할 수 있다. 역 대합실도 추억의 공간으로 꾸며졌다. 역전 거리에는 옛날식 이발관과 다방, 점빵 등이 줄지어 있다.
근대역사를 만날 수 있는 나주 영산포 홍어의 거리, 목포 근대역사관 부근 거리도 새로움과 복고가 어우러진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영산강변을 오가는 황포돛배를 만나고, 목포 앞바다도 내려다볼 수 있다. 옛집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인 나주 39-17마중도 좋다.
오랜 역사를 지닌 전통 한옥마을도 많다. 20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구림마을이 영암 월출산 자락에 있다. 전통사회의 흔적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곳이 솔숲에 있는 회사정이다. 향약을 실천할 목적으로 조직된 구림대동계의 모임 장소였다.
▲ 초가와 기와집이 어우러진 보성 강골마을 풍경. 광주이씨 집성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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