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뭐약] 증상 사라졌는데, 항생제 왜 마저 먹냐고?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1. 2.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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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균 탓에 '내성'.. 유산균, 1~2시간 시차 두고 먹어야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처방받은 항생제를 모두 복용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로 바이러스, 폐렴, 요로감염 등 감염질환 때문에 항생제를 복용하게 될 때면 꼭 처방받은 약을 다 복용하라는 약사의 당부를 듣게 된다. 증상이 개선되면 복용을 중단하라는 진통제나 지사제와 달리 아프지 않더라도 항생제는 반드시 다 먹으라고만 한다. 더는 아프지 않은데도 처방받은 항생제를 꼭 다 먹어야 할까?

항생제 내성도 무섭고 증상도 좋아졌는데… 남은 항생제 먹을 필요 있을까?

일반적인 경우, 항생제는 보통 3~7일 정도 분량을 처방받게 되는데 항생제는 하루 이틀만 먹어도 증상이 개선된다. 증상도 좋아지고, 항생제는 내성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것 같아 약이 남아 있어도 복용을 중단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처방받은 항생제를 반드시 다 먹어야 병도 낫고, 항생제 내성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증상이 없어져도 몸 안에 균은 남아있기 때문에 균을 완전박멸할 때까지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병원약사회 정희진 홍보위원(울산대학교병원 약사)은 "적은 양의 항생제를 쓰거나 띄엄띄엄 투약하게 되면 증상은 없어도 균이 몸속에 남게 되고, 남은 균은 항생제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진화하면서 '내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세균으로,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의 진화 방식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정희진 약사는 "항생제를 먹으면 내성이 생기니까 먹지 않겠다고 하거나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항생제를 경험한 균이 다음에도 살아남을 수 없도록 항생제를 제대로 먹어 한 번에 다 없애는 일이다"고 말했다. 정 약사는 "내성을 키운 균이 옮으면,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특정약이 듣질 않는 게 항생제 내성"이라고 설명했다.

먹지 않는 항생제 연고, 항생제 안약은 내성 덜 생길까?

항생제 연고, 안약 등 외용제도 항생제 내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언제든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정희진 약사는 "항생제 연고나 안약 등의 경우, 일주일가량 사용했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꼭 다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약사는 "처음 써보는 연고나 안약이라고 해도 상처에 있는 균이 이미 그 연고에 내성을 가진 균이라 효과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용제 형태의 항생제는 오염되지 않게 사용할 때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희진 약사는 "항생제 연고나 안약은 사용해야 하는 기간에 비해 처방받는 양이 많기 때문에 쓰기 전후로 손을 깨끗이 씻고, 연고는 손이나 물이 닿지 않게 면봉으로 덜고, 안약은 살짝 공중에서 떨어뜨려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생제만 먹으면 배 아프고 설사하는데… 진통제, 지사제 먹어도 될까?

복통, 설사는 항생제를 복용하면 생기는 흔한 부작용이다. 항생제가 원래 우리 장 안에 살고 있는 정상 세균들의 생태계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복통, 설사 등 부작용이 심하다면 다시 진료를 받고 약을 다시 받아도 되지만,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없다면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진통제나 지사제를 먹어도 된다.

정희진 약사는 "다만 지사제는 성분에 따라 잘못 쓰면 오히려 회복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약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적절한 약을 추천받는 것이 좋고, 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아닌 성분이 포함된 약은 속쓰림을 유발할 수가 있으니 아세트아미노펜만 들어 있는 것을 복용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원래 먹고 있던 유산균, 비타민. 항생제와 함께 먹어도 될까?

유익균의 종류인 유산균은 항생제가 망가뜨린 장내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간혹 항생제와 유산균이 함께 처방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유산균도 균이기 때문에, 항생제와 동시에 복용하면 위 안에서 유산균이 효과가 없어질 수 있다. 유산균의 효과를 체감하려면 항생제를 복용하고 1~2시간 후에 유산균을 복용하는 게 좋다. 비타민 등 영양제도 마찬가지다.

정희진 약사는 "유산균과 비타민 등 영양제를 복용할 때는 항생제와 복용 간격을 띄우는 것이 좋지만, 번거로움 때문에 항생제와 영양제를 모두 안 먹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 약사는 "먹고 있던 영양제 등이 있는데 항생제를 처방받았다면, 무조건 복용 간격을 띄우기보단 그때그때 약사나 의사에게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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