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쳐버린 전세계 기후..히말라야 빙하 홍수로 200명 몰살
경험 못한 한파에 정전·단수까지 고난의 행군
지중해 지역도 한파·눈..예루살렘 6년 만의 눈
인도, 히말라야 빙하 녹아 떨어지며 댐 붕괴
마을·교량 휩쓸어 200여 명 숨지거나 실종
인류 감당 힘든 기후변화 재앙 곳곳서 속출
미 바이든 대통령 탄소제로 전략 힘 받을 듯
미국에선 정전 원인 놓고 정치적 논란까지
빌 게이츠, 탄소제로 에너지 원자력에 관심
2021년 2월이 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환경 재앙이 동시다발로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절반 이상이 최저 기온이 섭씨 20도 가까이 떨어지는 이상 한파와 폭설을 동반한 겨울 폭풍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겪거나 겪고 있다. 텍사스 등에선 한파와 폭설로 인한 정전·단수·교통마비·식료품로 일시적으로 문명이 단절되는 기막힌 상황을 겪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재앙 현실화
기후가 온화한 지중해 지역을 포함한 유럽과 근동 지역도 이상 한파와 폭설 피해를 겪고 있다. 심지어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선 산악 빙하가 떨어지면서 생긴 빙하 홍수로 200여 명의 인명 피해까지 났다. 기상이란 게 원래 변화무쌍하지만, 최근 상황은 정도와 빈도로 봐서 분명 정상 범위를 넘어선다.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재앙이 현실화하는 게 아닌가 우려될 정도다.
이런 환경 재앙은 2020년 한 해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을 겪었던 지구촌이 새해 들어 백신 접종의 확대로 희망을 찾아가는 와중에 벌어졌다. 코라나19에 이어 이젠 기후변화에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질 때다. 그 상황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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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상한파·폭설로 일시 문명 단절
#1. 미국은 이상 한파를 겪고 있다. 온대성 저기압으로 인한 겨울철 빙설(氷雪) 폭풍과 한파가 이 지역을 덮치면서 전력 시설이 얼어붙는 등의 이유로 정전이 이어졌고, 상수도 동파로 상당 지역에서 단수가 됐다. 이상 한파는 2월 10~11일에 시작됐다. 일부 지역이 영하 20도 가까이 기온이 떨어졌다. 눈보라가 치면서 교통이 마비된 곳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3억3000만 명의 미국인 중 1억5000만 명 이상이 한파와 눈보라 피해를 입었다. 최소 9명의 인명피해까지 나왔다.
NYT에 따르면 미국 남쪽 끝으로 멕시코와 국경을 이루는 리오그란데 강부터 중북부 오하이오까지 빙설 폭풍이 휘몰아쳤다. 중서부 미네소타 히빙은 영하 38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눈보라 때문에 14개 주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한파와 폭설로 상당수 남부 주들은 교통이 마비됐다. 조지아 주에선 겨울 폭풍과 연관된 토네이도도 발생해 일부 마을이 피해를 줬다.
2월 11일의 경우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와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노스캐롤라이나, 서부의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남부를 제외하고 거의 전 지역이 영하의 날씨로 떨어졌다. 특히 중서부 지역과 남부 텍사스의 북부 지역은 기온이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의 지역은 기온이 영하 17도에서 0도 사이였다.
텍사스는 유례없는 한파를 겪었다. 기상정보 사이트인 웨더유에스에 따르면 텍사스는 2월에 낮 최고기온이 지역 별로 섭씨 14.4~23.9도를 오가며, 최저기온은 영하 3.3도에서 13.3도를 오간다. 텍사스 중남부에 있는 주도 오스틴의 경우 평균 기온이 섭씨 7.2도에서 18.3도를 오간다. 서부 엘파소는 따뜻할 때는 17.2도까지 올랐다가 추운 밤에는 2.8도까지 떨어진다. 그런 지역에 이런 한파가 몰아닥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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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원 동파 vs 가스관 동결
이상 한파로 인한 주민 고통이 가장 심한 곳으로 따뜻한 남부 텍사스가 꼽힌다. 대규모 정전 사태가 며칠째 발생하고 수도도 끊어진 데다 냉장고를 쓰지 못하면서 식료품 부족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빙설 폭풍은 2월 10~11일에 이어 13~17일에 다시 이 지역을 강타했다. 360만 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일부는 며칠 연속으로 전기 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텍사스 주의 일부가 전기도 물도, 식료품도 없는 ‘난민촌’ 같은 분위기로 변한 셈이다.
정전 사태에 대해 택사스의 그렉 애보트 주지사를 비롯한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은 이상 한파로 풍력 터빈이 얼어붙어 가동을 중단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등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얼어붙은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텍사스 주가 이 정도 한파를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지만, 온화한 기후의 미국 남부의 주가 이 정도를 대비하지 못했다고 비난할 수가 있느냐는 논쟁도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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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지중해 지역 한파와 폭설
#2. 지중해 지역은 한파와 함께 이상 폭설을 겪고 있다. BBC는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 2월 18일 6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눈이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눈으로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의 공동 성지인 예루살렘은 눈에 덮였다. 특히 유대교와 이슬람이 모두 성지로 여기는 성전산에 세운 바위의 돔이 흰눈에 덮히고 그 앞에서 사람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기도 했다.
예루살렘은 1870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950년 1월과 2월에 대규모 폭설을 경험했으며, 2013년에도 중동 지역을 덮친 이상 한파 속에서 40~70㎝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온화한 기후로 이름난 그리스 아테네에도 2월 16일 폭설이 내려 파르테논 신전과 거리가 눈에 덮였다. 이 때문에 교통이 마비되고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일시 중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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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프랑스도 한파와 눈
프랑스에서도 2월 10일 폭설이 내려 파리의 에펠탑과 몽마르트 언덕이 눈에 덮였다. 파리를 포함한 북부지역에서 교통이 마비되고 상당수 기차와 버스 운행이 중지됐다.
영국도 2월 10일과 11일 이상 한파와 눈을 겪었다. 영국은 겨울이 되면 멕시코 만류 덕분에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눈 대신 비가 오는 지역이다. 가끔 영하의 날씨가 예보되면 경찰력과 행정력을 대대적으로 동원해 거리의 노숙자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게 신문의 1면 톱을 장식할 정도다. 하지만 이날 영국은 2월 11일 일부 지역이 섭씨 영하 23도까지 떨어져 1995년 이후 26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기상 관측 이후 영국의 최저 기온 기록은 1995년 12월 30일과 1982년 1월 10일에 기록된 영하 27.2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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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빙하 홍수로 200여 명 인명 피해
#3. 인도의 환경 재앙은 큰 인명피해가 났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유럽·근동의 환경 재앙과 차원을 달리 한다. 우리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월 7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 주.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갑자기 홍수가 발생해 댐과 수력발전 시설 한 곳이 완전히 붕괴되고 다른 한 곳은 부분적으로 무너졌다. AP·AFP 통신과 BBC·CNN 방송, 현지 인디아익스프레스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사고는 치명적이었다. 홍수로 마을과 도로 등이 휩쓸리면서 사고 초기 200여 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 공사 중인 터널에 갇힌 사람 중 일부만 구조되고 대부분 숨진 채 발견되거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했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사고 직후 트위터에 “인도는 우타라칸드 주와 함께하며, 국가는 그 지역 모든 사람의 안전을 기도한다”는 내용을 올렸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현지에 급파돼 사고 원인을 조사한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의 LK 신하는 “공중 정찰 결과, 이번 사고는 우선 보기에 거대 빙하지대의 끝에 매달려있던 빙하가 빙하 호수로 떨어져 다량의 물이 좁은 계곡으로 넘치면서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인도 현지 매체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겨울 빙하 붕괴 이례적…녹는 속도 2배로
가디언은 과학자들은 겨울철에 빙하가 떨어진 것이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기후변화로 인한 빙하 용해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이 지역에서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경고는 계속 있어왔다. 2019년 조사 결과 히말라야 산악지역의 빙하 용해 속도는 2000년보다 2배로 높아져 매년 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자왈할라 네루 대학의 환경대학원의 AP 디브리 박사는 “히말라야는 고산지대에 물을 (빙하 형태로) 담고 있는 수탑 같은 곳”이라며 “지구 온난화가 진행돼 히말라야 상층부가 따뜻해지면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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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 안 왔는데 고산지대 겨울 홍수
이 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히말라야의 ‘고지대’에서 홍수가 났다는 사실이다. 사고 지역은 인도에서 둘째로 높은 해발 7816m의 난다데비 산에서 멀지 않은 히말라야 고지대다. 난다데비 산은 갠지스 강의 발원지다.
둘째, 홍수가 갑자기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경고나 사전 징후도 없이 갑자가 급류가 상류에서 흘러내려와 인간이 만든 시설인 댐과 수력발전소, 그리고 사람들의 거주하는 마을을 휩쓸었다. AP통신에 따르면 우타르칸드 주 수력발전소 직원인 상그람 싱은 “갑자기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린 직후 급류가 흘러내려와 아래쪽에서 일하던 동료를 휩쓸어갔다”고 말했다.
셋째, 당시 비도 눈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산지대에는 봄이 되면 눈 녹은 차가운 물이 흘러내리는 게 일상적이지만 이번 홍수는 겨울에 발생했다. 이처럼 고지대에서, 겨울철에, 감자기. 거대한 급류를 형성하며 홍수가 발생해 대형 인명사고가 난 것은 이례적이라고 AFP 통신은 지적했다.
홍수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고산에 있던 거대한 빙하가 눈사태처럼 아래쪽의 빙하호수에 갑자기 떨어졌고, 이에 따라 빙하 호수가 넘치면서 이어지는 알라크난다와 다울링강가의 두 하천에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강들은 거대한 갠지즈 강의 상류를 형성한다. 결국 고산의 빙하가 호수에 떨어지고 호수 물이 넘치면서 갠지즈 강의 상류 하천에 빙하 홍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아래쪽에 있는 댐이 불어난 수량에 무너지면서 다시 부차적인 피해를 일으킨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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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인한 기후변화가 사고 원인”
이번 사고는 기후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인도 바르티 공공정책 연구소 교수로 유엔의 제6차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 작성을 주도했던 안잘 프라카시는 “고산지대의 빙하가 지구 온난화 때문에 녹아서 떨어진 기후변화 사고로 볼 수 있다”며 “빙하 융해에 대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이미 잘 밝혀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에도 많은 비가 내리는 몬순(계절풍) 시기에 우타라칸드 주에서 빙하 홍수가 발생해 60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홍수는 2013년 참사와 함께 히말라야 지적이 기후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홍수로 대규모 피해를 입은 조시마트 지역의 사회활동가인 아툴 사티는 “히말라야 지역은 아이처럼 손상받기 쉽고, 허약한 지역”이라며 “지질학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지역인데도 이를 무시하고 댐과 도로를 건설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라고 주장했다.
우타라칸드 지역은 인도 환경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가디언과 타임스 오브 인디아에 따르면 이 지역 여성들은 1973년 무분별한 산림 벌채에 항의하고 환경과 생태계를 보존하는 ‘칩코 안돌란’ 운동을 시작했다. ‘나무를 끌어안는다’는 뜻의 이 운동은 인간 사슬을 연결해 자연 훼손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여온 데서 비롯했다. 간디의 독립투쟁 정신과 방식을 계승한 ‘비폭력·무저항’ 환경운동의 효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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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지대 댐·고속도로 건설도 문제”
이 지역 환경활동가들은 2019년 인근 댐 건설 현장에서 벌이는 발파 작업과 토사의 강 유입이 환경 재앙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를 중지해줄 것을 요구하는 법정 소송을 벌여왔다. 히말라야 산맥 바로 아래에 있는 해발 3700m의 고지대에 댐과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전문가들의 권고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인도 대법원은 2013년 빙하 홍수 뒤 과학자인 라비 초프라 인민과학위원회 소장 겸 히말라야 보존재단 위원을 주축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재발 방지를 위한 권고안을 내게 했다.
라비 초프라 위원회는 해방 2000m 이상의 고지대에는 댐이나 보, 수력발전소를 짓지 못하도록 권고했다. 해발 2000m는 빙하가 녹아 바위와 토사가 불안정한 상태로 존재하는 ‘이상 빙하 지역‘이기 때문에 댐과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럼에도 지역 정부는 이 지역에 댐을 계속 건설하다 이번에 사고가 났다. 이번에 사고가 난 지역도 바로 ‘이상 빙하 지역‘에 있다. 초프라 박사는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갈수록 잦아질 것으로 우려되는데도 개발 프로젝트가 계속되면서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환경 재앙의 재발을 막으려면 인도 정부가 과학자와 환경활동가들의 충고와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 바이든 대통령, '탄소제로' 탄력 받아
이처럼 지구촌 곳곳에서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환경 재앙이 속출하면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건 ‘탄소제로’ 전략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서 전임 도널드 트럼프의 정책을 완전히 갈아엎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취임식이 열렸던 지난 1월 20일 날 당일에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은 이런 의지를 잘 보여준다. 이제 탄소 배출 감소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분야에 앞으로 4년간 2조 달러를 투입해 ‘탄소 배출 제로 정책’을 추진한다. 전력 분야는 2035년까지 탄소배출을 제로로 목표로 대대적인 개편할 계획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에너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크게 두 가지다.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든지,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원자력을 확충하는 길이다. 아니면 둘다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도 있다. 마이크로소트프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은 인터뷰와 기고, 그리고 『빌 게이츠, 기후변화를 피하는 법(김영사)』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탄소제로 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2050년까지 탄소제로를 달성하지 못하면 환경 재앙으로 인류가 절멸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했다. 게이츠 회장은 원자력을 대표적인 탄소 제로 에너지원으로 제시했다.
게이츠, 탄소 제로 원자력에 관심
원자력은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대표적인 ‘탄소 제로 에너지원’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같은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가동률이 들쑥날쑥 하는 ‘출력 간헐성’과 이에 따른 정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거액을 들여 탄소배출이 적은 천연가스를 이용한 대체 발전 시설을 준비해야 한다. 경국 비용이 많이 들고 전력 공급도 불안정해진다. 탄소배출 제로를 이루려면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원자력 발전을 확충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들어 안전성이 높은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s)의 개발과 도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2021년을 뒤흔든 글로벌 환경 재앙, 특히 미국의 원유·천연가스 생산지로 이름 높은 텍사스의 정전 사태를 보며 바이든 행정부는 더욱 합리적인 탄소 제로 정책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다. 그 파급효과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환경 재앙의 시대를 목격한 인류는 이제 새로운 탄소 제로 기술 개발과 산업화의 시대를 열 수밖에 없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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