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쓰게 해달라"..돼지열병 확산 주범 멧돼지 포획 대책 촉구
“총을 쏴 야생 멧돼지를 제대로 포획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야생 멧돼지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경기도 연천 지역주민의 하소연이다.
연천군 일대에선 지난 18일 오후 6시 기준 청산면 대전리, 연천읍 동막리·고문리·와초리 등지에서 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 8건이 발견됐다. 19일엔 청산면 대전리에서 폐사체 1건이 발견됐다. 이곳과 인접한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에서도 1건이 발견됐다. 다행스러운 건 모두 광역 울타리 내에서 발견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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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연천, 최근 야생 멧돼지 ASF 급증
양돈농가의 ASF 발병으로 지역 내 모든 축사를 비운 뒤 1년 2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새끼돼지를 들여와 다시 사육하는 재입식을 시작한 경기 연천의 양돈농가들의 시름이 깊다. 재입식 직후인 지난해 12월부터 야생 멧돼지 ASF 확산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연천군은 ASF 발병 전 87개 농가에서 돼지 19만 마리를 사육했으나 현재 24개 농가가 재입식을 통해 1만9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경기도와 연천군에 따르면 연천군의 야생 멧돼지 ASF 발병 건수는 총 347건으로 경기도 전체 507건의 68%에 달한다. 특히 최근 들어 확산세가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4마리에 이어 지난달에는 14마리, 이달 들어서는 현재 20마리의 야생 멧돼지가 ASF에 감염된 채 발견됐다. 이달 들어서도 경기 지역에서 발생한 총 31건 중 20건이 연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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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여 만에 재입식한 양돈농가들 비상
이에 따라 연천군과 양돈농가엔 비상이 걸렸다. 야생 멧돼지로 인한 양돈 농가로의 ASF 확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연천군과 양돈 농가 등은 연천군 전역에 대한 야생 멧돼지 총기 포획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연천군 지역에서의 총기 포획은 임진강 북쪽 민통선 지역 일대와 신서면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발생이 집중되고 있는 청산면 등 대부분 지역은 총기 포획이 금지되고 있다.
환경부는 총기 포획의 경우 야생 멧돼지를 이리저리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연천 지역의 경우 제한적인 총기 포획만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양돈 농가들은 “1∼3차 광역 울타리가 설치된 상태이니만큼 광역 울타리 내에서 적극적으로 총기 포획에 나서 개체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천군의 경우 2019년 10월 2일 야생 멧돼지에서 ASF가 국내 최초 발생한 뒤 ASF 발생 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지난해 5월 22일까지 전 지역 총기 포획이 금지됐다. 이후 환경부는 농작물 피해, 도심권 야생 멧돼지 출현 등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총기 포획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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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식기인 요즘이 야생 멧돼지 포획 최적기”
연천 지역에서 야생 멧돼지 포획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단체의 한 회원은 "12∼2월 번식기인 데다 집단생활을 하는 요즘 야생 멧돼지를 총기로 제대로 포획하지 않을 경우 새끼를 낳는 5∼6월이 되면 야생 멧돼지 개체 수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며 "겨울철이라 야산에서 시야가 확 트인 요즘이 야생 멧돼지 포획의 최적기"라고 말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2019년 9월 16일 파주를 시작으로 다음 달 9일까지 연천, 김포 등 총 3개 지역 농가에서 9건의 ASF가 발생했다. 이에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207개 농가 34만7917마리의 돼지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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