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폭증은 처음"..고용시장 '뇌관' 떠오른 일시휴직자
일이 없어 휴직한 사람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질 경우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올해 고용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시휴직자는 83만7000명으로 2019년(40만7000명)의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 201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사상 최대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2690만4000명) 가운데 일시휴직자가 차지하는 비중(3.1%)도, 2019년(1.5%)의 두배를 넘었다.
올해 1월에도 일시휴직자의 폭증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일시휴직자는 89만2000명으로 1년 새 63.4% 증가했다. 일시휴직자 비중은 같은 기간 2%에서 3.5%로 올랐다. 1월 기준으로는 둘 다 역대 최대다. 일시휴직자는 조사 당시 여러 사유로 잠시 일을 쉬는 사람들이다.
이처럼 일시휴직자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사업 부진, 조업 중단에 따른 일시휴직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상 4만∼6만명대에 머물던 사업 부진, 조업 중단 일시휴직자는 지난해 37만1000명으로 폭증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19년(4만8000명)과 비교하면 약 8배로 늘었다. 통상 일시적 병·사고와 연가·휴가에 따른 일시휴직이 가장 많은데, 지난해에만 이례적으로 사업 부진, 조업 중단에 따른 일시휴직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일시휴직자는 일단 취업자로 분류된다. 곧 일터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휴업·휴직을 통해 코로나19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던 기업이 한계에 다다르고, 이들에 대한 감원에 나서면서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일시휴직자의 복귀가 늦어지면 20대와 30대 초반 구직자들은 채용 기회가 줄고 첫 일자리를 얻는 데 시간이 지체된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이 ‘2020년 상반기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업 부진과 조업 중단으로 인한 일시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그다음 달에 취업자는 0.35명, 2달 뒤에는 취업자가 0.58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휴직자가 2달 뒤에 미취업자가 될 확률이 최대 58%라는 의미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1997~98년, 2008~09년 등의 위기상황을 포함해도 현재와 같은 일시휴직자의 폭발적 증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그는 “근로유연화를 통해 일자리를 나누고 기업의 부담을 줄여 일자리의 지속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전일제 근로자를 필요할 때는 시간제 근로제로 전환하여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선택제 등과 같이 근무형태의 다양화를 통해 근로유연화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일자리 여건이 제자리를 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매출이 회복된다고 해서 바로 채용에 나서진 않는다”면서 “재정을 투입해서 단기 재정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 인센티브로 고용을 독려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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