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성고문 뒤 집단강간" 위구르 수용소 폭로 또 나왔다
중국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사람들을 수용소에 가두고 인권을 유린했다는 폭로가 또다시 나왔다. 이 지역의 수용소 두 곳에서 2017년 중국어 교사로 일했던 시디크(우즈베크인)가 19일(현지시간) CNN을 통해 자신이 목격한 실상을 전하면서다.
CNN 보도는 지난 3일 BBC의 위구르 집단 강간 폭로 이후 보름여 만에 나왔다. 위구르에서 조직적인 성범죄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폭로에 전 세계가 경악했다.
시디크는 부임 첫날부터 "군인 두명이 젊은 위구르인 여성 두 명을 들것에 실어나르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여성들은 사망한 듯 얼굴에 핏기가 없었다. 나중에 경찰에게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고 들었지만, 출혈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시디크는 전했다.
첫 수업도 충격의 연속이었다. 교실에 들어온 100여 명의 수용자들의 발에 족쇄가 채워져 있었고 판서를 하다 뒤를 돌아보면 수용자들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교실 밖에서는고문 당하는 수감자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교사 신분인 그는 남성 경찰들이 저녁 술자리에서 위구르인 여성을 강간하고 고문한 이야기를 자랑하는 모습도 목격했다. CNN은 시디크이 주장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앞서 위구르인 여성들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인 지야 우둔도 수용소에서 갖은 고초를 겪었다고 밝혔다. 그는 "위구르 망명 단체와 관계가 있느냐"는 심문을 받으면서 기절할 때까지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전기충격기를 자궁에 넣고 충격을 줘 기절했하는 일도 있었다.
열흘 간 고문을 당한 뒤 감방으로 갈 당시 남자 5~6명이 들어간 방에서 다른 방에서 여성들의 비명을 들은 일도 끔찍한 기억으로 남았다. "처음에는 고문을 당하는 줄 알았는데 자신이 집단 강간을 당하고나서야 그 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달았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CNN에 "이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권위 있는 언론이라면 사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CNN의 보도와 함께 미국의 대중 규제가 거세질 지도 관심이 쏠린다. 영국 BBC 방송이 위구르인 여성들이 수용소에서 집단 강간과 고문을 당했다는 폭로를 보도하면서 영국 하원은 인권유린 국가 무역제재법을 상원에서 통과시키고 영국 정부는 중국 관영TV 채널을 삭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CNN 주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중국은 (위구르 인권 탄압 문제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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