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되면 퀴어축제 갈건가" 묻자 박영선 침묵, 안철수는?
지난 19대 대선에 이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도 성 소수자에 대한 시각을 평가하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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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퀴어 축제,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금태섭 무소속 후보는 18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서울시장으로서 퀴어 축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안 후보는 “차별에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 개인들의 인권은 존중돼야 마땅하다”면서도 “자기의 인권뿐 아니라 타인의 인권도 굉장히 소중하다”고 답했다. 그는 퀴어 축제를 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이들만 참여할 수 있도록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시내 중심에서 떨어진 지역에서 퍼레이드를 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퀴어 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자원해서 보려고 오는 분도 계시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분들도 계시지 않느냐”며 “그런 것들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 후보는 “우리 사회가 차별 없는 사회로 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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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축제 질문에 박영선 ‘침묵’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박영선 후보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시대의 흐름이 변하는 만큼 포용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퀴어 퍼레이드 개최를 놓고 서울시와 종교계가 갈등을 빚었던 데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같은 자리에 있던 우상호 후보 역시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시장에 당선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검토해본 것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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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토론회 뜨거운 감자 ‘동성애’
2017년 19대 대선에서도 동성애를 두고 후보들 사이 설전이 벌어졌었다.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는 “군대 내 동성애가 국방전력을 약화한다”고 말했고,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후보가 “동성애에 반대하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문 대통령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동성애는 찬성과 반대의 문제가 아니다. 노무현 정부부터 추진한 차별금지법을 후퇴시킨 문 대통령에게 유감스럽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진보진영에서는 “기성 정치인의 인권의식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9일 “박영선의 침묵과 안철수의 퀴어 축제를 바라보는 인식은 평등한 서울을 꿈꾸는 성 소수자들에게 또다시 억장이 무너지는 상처가 되었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인권의식은 달라지고 있는데 정치인의 인권의식은 실망스럽다는 평가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안 후보의 발언은 성 소수자 시민에 대한 혐오와 분열을 조장하고 서울 시민들의 기본적 권리를 마치 선택인 것처럼 발언한 것에 대해 각성하고 상처 입은 성 소수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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