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교회 등서 터진 집단감염..'3밀' 환경에 방역수칙도 어겨
설 연휴 이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터져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당국은 ‘3밀(밀집ㆍ밀접ㆍ밀폐)’ 구조와 방역수칙 위반이 확산을 키웠다고 보고 관련 시설에 대한 중점 관리에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지역사회에 감염 불씨가 퍼져 확산세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61명이다. 사흘 만에 500명대로 내려온 수치다. 하지만 연휴 전 지역 사회 내 소규모 감염 사례가 발생하던 것과 달리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집단감염이 번지며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기준 경기도 남양주시 플라스틱 공장 관련 확진자는 누적 129명, 충남 아산시 난방기 공장 관련 확진자는 160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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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밀 구조·방역 수칙 위반’이 원인
방역당국은 사업장 안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한 이유로 ‘3밀(밀집ㆍ밀접ㆍ밀폐)’ 환경을 꼽았다. 남양주·아산 공장 모두 컨테이너구조로 환기가 취약했다. 그런데도 외국인 근로자들은 공장 안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다고 한다. 더욱이 공장 기숙사 등에서 여럿이 공동생활을 했다. 구내식당 등에 모여 밥도 함께 먹었다. 이런 환경에 바이러스가 퍼진 것으로 보인다. 아산공장의 경우 사무실 온풍기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방역당국은 바람을 타고 확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일부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불법체류 사실이 들통날까봐 코로나19 의심증상을 겪어도 진단검사를 제때 받지 않은 것으로 당국은 의심하고 있다.
대형병원도 집단감염을 피하지 못했다.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에선 113명이, 용산구 순천향대에선 지금까지 189명이 확진됐다. 순천향대병원은 21일까지 외래진료 문을 닫는다. 대형병원도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송은철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관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마스크 착용 미흡에 다양한 환자가 입ㆍ퇴원을 반복하는 상황 등 (집단감염에)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종교시설 관련한 집단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예배실 좌석을 추가로 놓아 인원을 늘리거나 밀폐한 지하 공간에서 소모임을 연 곳도 있다. 5인 이상이 밥을 먹는 등 방역수칙을 어긴 사례도 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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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점검 나섰지만…지역사회 감염↑
잇단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자 정부는 특별점검에 나섰다.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감염에 취약한 사업장, 건설현장 1000곳을 중심으로 방역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57곳에 2주마다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의료인·환자·간병인 등이 대상이다.
다만 이런 조치로 확산세가 잡힐지는 미지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 설 연휴 동안 검사량이 줄면서 그동안 찾아내지 못했던 환자들이 무더기로 쏟아진 것”이라며 “지금 확진된 분들도 이미 2~3주 전에 감염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차 유행이 시작된 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나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많이 누적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연휴 이후 대형 시설이나 사업장이 운영을 재개하면서 집단감염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특정 사례가 늘어났다기보다 유행 수준 자체가 올라갔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지금 상황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피로감이 이미 너무 크기 때문에 특정 정책을 통해 확진자 숫자를 줄이기 어렵다”며 “백신 접종을 빨리하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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