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3배의 감동이 몰려온다! 천국의 게임음악 '미디'의 세계!!
(해당 기사는 지난 2020년 6월 10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레트로 게임의 플레이 감동을 한껏 올려주는, 미디 게임 음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화면보다 중요한 사운드! 추억을 넘어 감동으로!]
조기자 : 안녕하세요 꿀딴지곰님. 제가 지난주에 부산에 가지 않았겠습니까? 거기서 오랜만에 감동을 느끼고 왔습니다.
꿀딴지곰 : 감동이라니, 어떤 부분에서 감동을 느끼신 건가요?
조기자 : 부산에 쪼메님이라는 고수분이 계신데, 그분 사무실에서 완벽하게 미디가 세팅된 도스 PC로 게임을 즐겼었지요. 그야말로 신세계!
조기자 : 저도 예전부터 미디를 좋아하긴 했지만 한동안 귀찮다고 방치해뒀었거든요. 그런데 오랜만에 예전 286~486 도스 머신에서 몇몇 게임을 돌려보고.. 그 게임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청량한 음을 뽑아주는데.. 정말 귀가 호강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세팅을 하자! 역시 게임 음악의 제왕은 미디다! 라고 마음을 먹게 됐지요.
꿀딴지곰 : ㅋㅋㅋ 미디 대단하죠? 안그래도 저도 쪼메님에게 한세트 세팅해달라고 요청한 참입니다. 이번 기회에 미디에 대해서도 소개를 하고 음악도 즐겨보는 시간을 가져보죠.
조기자 : 진짜 미디로 연결해서 음악을 들어보면 온몸에 전율이 오죠; 꼭 한 번 들어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아래 영상으로 '프린세스 메이커2'를 한 번 들어보세요. 과거에 즐겼던 그 게임이 아닙니다!! 감동!
https://www.youtube.com/watch?v=DhTJssqSIlY
[게임 음악의 최고봉! 미디란 무엇인고?]
꿀딴지곰 : 일단 미디란 무엇인가.. 가 중요하겠군요. 미디란 '뮤지컬 인스트루먼트 디지털 인터페이스'(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의 약자입니다.
쉽게 말해서는 일종의 '악기 에뮬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드럼, 피아노 등등 유명한 악기들을 컴퓨터 신호(악보)에 맞춰 구현해주는 것이죠. 각 악기별로 악보를 뿌려주면, 이 미디에서 그 음들을 그대로 구현하여 다시 스피커로 뿌려주는 겁니다.
실제로 이 미디를 활용한 일상 기기로는 '노래방'을 들 수 있습니다. 노래방 반주들이 전부 다 미디로 구현된 것이거든요. 시중에 풀린 노래방 반주기 중에 미디 모듈 'SC88'을 탑재한 기기들이 꽤 많았습니다.
조기자 : 그랬었죠~ 노래방에서 노래하기전 나오는 반주음! 맛깔나게 들여오는 악기음들이 미디음이었던 것이죠.
꿀딴지곰 : 노래방 반주 정도만 되어도 적어도 '세가새턴' 이전 게임기들은 엄두도 못 낸 고퀄리티 사운드였습니다. CD 원음이 아닌 이상 레트로 게임기들의 조악한 음원으로 미디에 대적하는 건 불가능이었죠.
그런 노래방 반주 수준의 음악들이 과거 레트로 게임에서 실시간으로 흘러나오도록 해주는 게 바로 이 '미디' 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이 미디를 활용하면 굉장히 적은 용량으로도 고차원적인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옛날, 도스 머신이 주류였던 80년대와 90년대에는 파일들의 용량이 아주 적었잖아요? 주로 5.25인치 디스켓과 3.5인치 디스켓이 주류였던 시절입니다. 하드드라이브도 20MB 정도였던 시절이죠.
그때 환상적인 음악을 TXT 파일 수준으로 악보만 뿌려줘서 해결했으니.. 대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조기자 : 그렇죠.. 디스켓 한장 가격도 엄청 비쌌죠; 용량이 돈이던 시절이네요.
꿀딴지곰 : 그때 이 미디 모듈을 갖췄다면 노래방 수준의 생음악이 마구 스피커로 울려 퍼지게 되는 겁니다!! 우리 어린 시절에는 기껏해야 '사운드 블라스터', '옥소리' 정도가 최신 사운드를 들려주는 도구였지만 해외에서 일부 사람들은 그 80년대 90년대 시절부터 이런 독보적인 미디 음악을 즐기며 게임을 해왔던 겁니다. 그야말로 부익부 빈익빈!!
조기자 : 크으.. 초창기 사운드 카드!!! 당시엔 잦은 충돌로 세팅에 고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저런 카드만 봐도 아련해집니다!!
꿀딴지곰 : 그렇죠? 사실 이런 사운드 카드만 해도 대박 좋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아무것도 꼽혀있지 않은 상태에서 나오는 저질 효과음과는 차원이 달랐죠. 조기자님이 추억에 젖으신 것 같으니, PC 사운드의 발전사에 대해서 살짝 살펴보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꿀딴지곰 : XT나 AT 시절, PC는 제대로 된 소리를 출력하지 못했죠. 기껏 소리를 낸다고 해봐야 메인보드(주기판)에 내장된 단순한 전자회로와 동전만한 간이 스피커를 통해 삐-삐- 정도의 비프(beep)음을 내는 정도였습니다.
이는 주로 경고나 알람 등의 용도로만 쓰였고, 초기 PC용 게임 중에는 비프음을 이용해 음악을 출력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음질이나 출력 면에서 볼 때 본격적인 멀티미디어용으로 쓰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죠.
PC의 음향 기능 향상을 바라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자 관련 업체들에서는 고음질 음성 출력을 위한 PC전용 하드웨어의 개발에 나서기 시작했고, 그것이 현실화된 것이 바로 사운드카드(Sound card)입니다. PC 메인보드의 확장 슬롯에 꽂아 사용하는 형태의 하드웨어로, 이를 탑재한 PC는 외부 스피커를 통해 기존의 비프음과는 비교되지 않는 다양하고 깨끗한 음향의 출력이 가능해졌죠.
꿀딴지곰 : 1980년대에 들어와 다양한 PC용 사운드카드가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성능과 호환성 면에서 만족할만한 제품은 없어 보급에 난항을 겪었는데요, 1987년, 캐나다 출신의 학자인 마틴 프레벨(Martin Prevel)이 세운 애드립(Adlib)사에서 ‘애드립 뮤직 신디사이저(AdLib Music Synthesizer Card, 통칭 애드립)’라는 사운드카드를 개발해 발표하면서 PC에 사운드카드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조기자 : 오.. 애드립카드!! 혁명과도 같았죠!! 가격도 당시 구할만한 수준이었구요 ;ㅁ;
https://www.youtube.com/watch?v=QloftqK2o-I
꿀딴지곰 : 영상을 보시면 추억의 애드립 사운드를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 애드립은 FM(Frequency Modulation: 주파수 변조 방식) 규격의 음향을 재생할 수 있었는데, 이는 미리 저장된 여러 형태의 음향을 조합해 음악을 출력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구현 방법이 비교적 간단한데다 하드웨어 생산에 드는 비용도 높지 않아서 애드립은 업계에서 환영받았고 특히 게임 개발사들로부터도 호평을 받았죠.
특히 1988년에 시에라(Sierra)사에서 출시되어 크게 히트한 ‘킹스 퀘스트 IV(king’s Quest IV)’의 경우, 애드립을 탑재한 PC에서 구동하면 이를 탑재하지 않은 PC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고품질의 음향을 들을 수 있어, 게임의 인기와 함께 애드립을 보급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기자 : 흐흐. 저도 애드립 FM음원을 기억하는 세대죠. IMS나 ROL 규격의 파일들이 하이텔에 많이 공유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신 유행가나 게임 음악들이 많았는데, 뜻을 가진 매니아분들이 만드셨을텐데, 지금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 (동급생 한글화 분들도 존경합니다)
꿀딴지곰 : 하지만 애드립은 FM음원을 사용한다는 점 때문에 곧 한계에 부딪혔는데요, FM음원은 악기 소리를 재생하는 데는 적합하지만 그 외의 녹음된 음성, 즉 사람의 목소리나 각종 효과음을 재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한계가 뚜렷했죠.
하지만 싱가포르의 크리에이티브(Creative)사가 1989년부터 출시를 시작한 ‘사운드블라스터(Sound Blaster)’ 시리즈는 애드립과 호환되는 FM 음원은 물론, FM음원의 단점을 개선한 PCM(Pulse Code Modulation: 펄스부호변조) 음원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운드카드 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qXozDyTGOY
꿀딴지곰 : 위의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PCM 음원은 FM 음원에 비해 데이터의 용량이 훨씬 크고 CPU(중앙처리장치)의 처리 속도도 많이 요구하는 것이 단점이지만, 거의 모든 종류의 음성을 재생할 수 있어 활용도가 훨씬 높았죠.
더욱이 사운드블라스터 시리즈는 조이스틱 용 포트와 CD-ROM 드라이브용 포트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는 등, 게임에 대한 배려도 상당한 수준이었고, 이 사운드 블라스터의 조이스틱 용 포트를 통해 미디 연결이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조기자 : 아.. 2열 15핀 조이스틱 포트가 미디 연결도 공용으로 되었으니까요.
꿀딴지곰 : 그렇습니다. 이렇게 게이머들을 중심으로 사운드블라스터 시리즈는 큰 인기를 끌었고, 자연스럽게 게임 제조사들도 사운드블라스터와 호환되는 게임을 주로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한국 제조사들도 사운드블라스터 호환 카드를 다수 출시했는데, 삼호전자의 ‘옥소리’, 훈테크의 ‘사운드트랙’이 대표적인 제품으로, 특히 '옥소리'는 인텔리젼트 모드의 미디 연결을 호환성 높게 지원하는 카드로 지금도 제 최애 사운드 카드가 아닐 수 없습니다. ^^
꿀딴지곰 : 이러한 과도기적인 발전을 거쳐, 최종점은 미디로 오게 되었습니다. 애드립카드나 사운드블러스터도 혁신적이었고, 일부의 미디 모듈을 탑재해서 적당히는 따라왔지만 결국 진짜 미디를 넘어서지는 못했죠.
조기자 : 맞습니다. 저도 이번에 부산에서 감동을 한 이유는 애드립이나 사운드블러스터에 머물렀던 제 과거의 추억을, 미디 음악이 아득히 초월하는 듯 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에 즐겨했던 원숭이섬의 비밀이나 프린세스메이커, 젤리아드, 룸 등 다양한 게임들이 그 시절의 추억을 300% 초월시키면서 눈앞에 구현이 되어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어쩌면 그래픽 화면 보다, 사운드야말로 오감을 자극하는 최고의 추억 소환제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몇 가지 게임의 미디음을 들어보시죠.
먼저 젤리아드 입니다. '이스3'의 명성을 잇는? 횡스크롤 RPG 대작! 당시 IBM PC로는 좀처럼 없었던 JRPG 감각을 모처럼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죠. 이 게임에 미디까지 더한다면 더한 행복이 과연 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y4YoBa0yoo
조기자 :두 번째로 '룸'을 한 번 들어보시죠. 과거 투박한 PC 기본음으로 듣던 '룸'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선율이 이어지는 룸은 그 사운드 만으로도 300% 더 몽환적 세계로 안내합니다.
과거 PDA 시절에도 즐겼던 어드벤처 게임이면서 이 '룸'과 '미래전쟁'은 잊을 수가 없네요. 아래 영상으로 감동을 느껴보시길 ^^
https://www.youtube.com/watch?v=SVYI2logmXs
조기자 :세 번째는 '원숭이섬의 비밀' 입니다. 언어 해학의 진수라고 할만한 루카스필름의 명작 어드벤처 게임이죠. 아름다운 그래픽과 함께 타이틀화면부터 미디 음원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후기 게임들처럼 SC55 모듈을 지원하지 않고 MT32로 특화되어 있는 것은 다소 아쉽습니다만 역시나 '미디' 세팅을 한다면 꼭 즐겨야 하는 0순위 게임이기도 합니다. (SC55로 연결하면 음이 깨지니 주의)
PC용과 메가CD 용 다 즐겨왔습니다만 PC 미디음원은 언제 들어도 경이롭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gRIXntFhww
[관심이 생겼다면, 게임에 미디 연결은 어떻게?]
꿀딴지곰 : 그러면 미디 연결은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이제 그걸 알아봐야겠지요.
조기자 : 네 그렇습니다. 미디 연결. 그것이 문제로다~~ 물론 80년대 90년대 세팅이기 때문에 절대 쉽지 않다는 말씀부터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ㅎㅎ
꿀딴지곰 : 미디는 크게 입력장치인 미디 컨트롤러, 출력장치인 사운드모듈, 그리고 미디 인터페이스로 구성됩니다.
컴퓨터가 연주 정보가 담긴 신호를 미디 인터페이스에 보내면 이 인터페이스가 미디라는 규칙에 따라 정렬된 연주 정보를 디지털로 전자 모듈에게 보내고, 이 모듈이 전자 악기의 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죠.
꿀딴지곰 : 잘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이 계실 거라서, 사진을 첨부하겠습니다.
우선 레트로 PC의 '도스머신'을 구축하기 위해 인터페이스 카드가 필요하겠죠. 그런 카드중 가장 기본적이고 표준이 되는 것이 바로 'MPU-401' 카드 입니다.
꿀딴지곰 : 오른쪽에 있는 카드를 ISA 슬롯에 꽂고, 그 카드를 다시 왼쪽의 네모난 박스에 연결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저 박스에서 미디모듈로 연결해서 미디를 연결하게 되는 것이죠.
조기자 : 이야.. MPU-401.. 이젠 엄청 귀하죠.
꿀딴지곰 : 맞습니다.. 온전한 박스셋을 구하려면 거의 40~50만 원 정도는 줘야 구할 수 있어요 ㅠ_ㅠ
조기자 : 헐.. 귀하다곤 해도 그렇게나 가격이 올랐나요? 저는 예전에 국내 커뮤니티에서 7만 원에 구했던 것 같은데...;; 어마어마하게 올랐군요...;;
꿀딴지곰 : 표준 미디 인터페이스다보니 가격이 엄청 올랐죠..그리고 지금 시점에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 인터페이스 카드를 구하는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MPU-401을 그대로 복각한 양산형 제품도 등장했는데요, 역시나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20만 원 정도에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죠;
조기자 : 헐... 양산 제품이 20만 원.. ㅠ_ㅠ 크허 ;
https://www.ebay.ie/itm/254549564241
꿀딴지곰 : 이렇게 PC 슬롯에 꽂는 인터페이스 카드를 구하셨으면 그다음엔 '미디모듈'을 구하셔야 합니다. 이 미디모듈은 일종의 전자악기 상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채널이 많으면 많을수록 많은 악기를 구현할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미디 모듈은 대표적으로 아까 설명드린 롤랜드 MT-32와 롤랜드 SC 시리즈를 들 수 있는데요, MT-32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꿀딴지곰 : MT-32는 초창기 게임들이 표준처럼 사용하던 미디 모듈입니다. 그래서 IBM PC 초창기 게임들은 MT-32를 표준처럼 지원하는 경우가 많죠. 예를 들어 '울티마7'이 있겠군요.
그리고 각 업체에서 수많은 형태의 미디 모듈들이 중구난방으로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이게 문제가 되다보니 업계 대표들이 모여 표준을 정하자고 해서 만들어진 게 '제너럴 미디'(General MIDI) 가 규격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General MIDI와 호환되면서도 리버브나 코러스같은 이펙터와 추가 뱅크를 추가하여 롤랜드에서 GS(General Standard)라는 상표를 내놓게 되고요, 이에 질세라 일본 야마하에서도 XG(eXtended General)이라는 General MIDI의 상위 호환 규격을 발표하게 됩니다.
그래서 롤랜드의 사운드캔버스(SC) 시리즈를 보면 GS와 미디 마크가 달려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꿀딴지곰 : 여튼 이러한 미디 모듈들은 다 성능이 다릅니다. 채널이 많고 적은 차이가 있고, 각각 음색이 다르기 때문에 미디 별로 종류별로 갖추고 음을 감상하는 것도 매력적일 것입니다.
이외에도 MT32를 다른 방식으로 구조화한 CM 시리즈도 있으니 이런 기기들이 중고로 싸게 나왔다면 무조건 섭렵하시기 바랍니다. ^^
꿀딴지곰 : 이렇게 미디 인터페이스 카드와 모듈까지 준비되었다면 이제 연결만 하면 됩니다.
꿀딴지곰 : 이렇게 모든 재료가 갖춰진 후에는 본격적으로 미디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겠죠. 아까 위에 소개했던 이미지를 한 번 더 소개합니다. 이렇게 보시면 이해가 되시지 않을까 싶어서요.
[인터페이스 카드가 너무 비싸다면, 소프트로 돌리자!]
꿀딴지곰 : 자아 이렇게 간단한 구조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미디 구현하는데 비용이 너무 비쌉니다.
486 정도의 레트로 PC가 20만 원 선MPU-401 정품은 40~60만 원, 복각품은 20만 원 선미디 모듈이 약 20~40만 원 선 입니다.
즉, 앞서 소개한 미디 음악을 실시간으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돈 100만 원이 우습게 깨지게 됩니다. 그나마도 미디 모듈을 여러 개 구입한다면 200~300만 원을 들여야 하죠.
꿀딴지곰 : 그래서, 이 미디로 게임음악을 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소프트웨어로 구동시키는 것이죠. 80년대와 90년대 제품들이니 기술의 발달로 소프트웨어로 구동시키는 것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 당연하겠지요.
그것이 바로 'softmpu' 입니다.
이 softmpu는 ISA 인터페이스 카드를 소프트웨어로 인식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이 소프트웨어를 쓰면 값비싼 인터페이스 카드를 사지 않아도 시리얼로 제너럴 미디 포트로 미디 모듈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용 MPU-401 인터페이스 카드를 그대로 쓰면 '인텔리젼트' 모드로 진행할 수 있어서 더 좋긴 합니다만, 'UART'로 연결해서도 웬만큼 즐길 수 있습니다.
(인텔리젼트는 호스트 시스템에 8 트랙의 시퀀서, 미디 클럭 출력, 싱크 24 신호 출력, 테이프 싱크, 그리고 메트로놈을 제공하지만 UART는 그렇지 못합니다)
즉, 과도기적 PC와는 시리얼 연결로, 최신 PC와는 USB 연결로 미디 모듈과 연결이 가능하지요. 즉, 비용이 크게 들지 않게 미디 모듈을 연결해 사운드를 즐기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도적인 PC로 미디 세팅하는 걸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꿀딴지곰 : 이렇게 연결을 하면, 이후로 아주 아름다운 미디 음원으로 게임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하셔야 할 점이라면 EMM386 등으로 메모리를 확장하시면 이 SOFTMPU를 구동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DOOM' 등의 게임은 이 미디 모듈로 들을 수가 없으니 주의하세요.
조기자 : 오.. 확실히 도스군요. 요즘의 사용자 환경에 익숙해져 있으신 분들은 softmpu / mpu:330 / output:com1 / mt32 이런 식으로 입력하는 게 까다로우실지 모르겠네요.
저 softmpu 파일은 github.com/pdewacht/softmpu 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에 나와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해서 어렵게 어렵게 연결한 다음엔 어떤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느냐, 유튜브 영상 중에 음악들을 잘 연결해놓은 영상이 있더군요. 그래서 소개해보겠습니다. 필독입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BMmFcs-_4x4
조기자 : 교수님, 사실 저는 이 미디 연결을 국내 IBM PC가 아니라 일본 X68000에 먼저 접목을 시켰었었어요. IBM PC도 좋지만 X68000 이야말로 미디의 꽃이라고 할만큼 대단했었거든요.
꿀딴지곰 : 아 대단하죠. X68000. 특히 이 X68000은 오락실 캡콤 기판의 개발 기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거의 완전 이식이 되었던 PC입니다. 거기에 미디음원까지 더해져서, 그야말로 오락실 그래픽 + 오락실 음원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줬던 PC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기자 : X68000의 미디는 일본에서는 특히 유명해서, 아예 미디 음원들을 별매로 한 '미디 파워'라는 음반이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90년대 초, 일본 버블 시절에 얼마나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는지.. X68000을 당시에 현역으로 즐겼을 분들이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X68000을 즐기시는데도 아직 미디를 구축하지 않으셨다면 꼭 구축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모르시는 분들도 이 음악들을 꼭 한 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qkb_YmYWGJ8&list=PLGd-5PjZp42ufrA8QE9iQ1iyao9BvacGi
https://www.youtube.com/watch?v=nadW1nJRHGA
조기자 : 자아 교수님 오늘은 이정도로 할까요? 오늘은 사실 시각적으로 볼 만한 것이 없고, 사운드적인 얘기만 하다보니 딱딱해서 많은 분들이 다소 갑갑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꿀딴지곰 : 네에. 미디라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전혀 없는 분들이라면 이번 미디 연재가 크게 와닿지 않으실 것 같긴 합니다. 하지만 사운드는 게임을 표현하는데 매우 매우 매우 중요한 수단 아니겠습니까.
저희가 제시한 유튜브 영상을 클릭하시면서 '이런 현란한 사운드의 세계가 있구나' 이정도만 이해해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조기자 : ㅎㅎ 저도 포스팅 작업하면서 예전 추억이 계속 살아나서 좋더군요. 얼른 도스PC를 완성해서 즐겁게 미디 사운드를 즐기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이 밀려있다 보니 좀처럼 세팅이 안되고 있거든요;;
꿀딴지곰 : 날을 잡고 세팅해보세요. 조기자님. 미디는! 사랑입니다 ^^
조기자 : 흐흐.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자아 이번 시간에는 '미디 게임 사운드’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 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 저널 - 게임동아 (ga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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