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한 폭력 있었을 것" 갓난아이 살해 부부 사이 '불화'

박은주 2021. 2. 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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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주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전북 익산의 20대 부부가 가정 폭력 문제를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살인, 아동학대 중상해 등 혐의를 받는 A씨(24)와 B씨(22) 부부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부부 싸움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18일 A씨 부부를 살인과 아동학대중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부부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C군 사망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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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주 아들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부부. 연합뉴스


생후 2주 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전북 익산의 20대 부부가 가정 폭력 문제를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살인, 아동학대 중상해 등 혐의를 받는 A씨(24)와 B씨(22) 부부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부부 싸움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인 부부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다툼 정도”라며 “비상적인 이유로 다퉜다는 등의 구체적 진술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싸움이 있었다고 해도 개인사라 확인해 줄 수 없고 (부부 사이 다툼이) 이번 수사의 본류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불화는 아내 B씨가 SNS에 남긴 글에서도 포착됐다. B씨는 회원 5만명이 넘는 출산·육아 관련 비공개 SNS 그룹에서 활동하며 남편과의 불화 관련 글을 여러 번 올렸다. 첫째 딸이 태어난 직후인 2019년 12월 ‘#임신산후우울증’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남편이랑 멀어진 기분이 든다. 남편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고 신경도 안 쓴다. 남편은 술을 항상 달고 살고 혼자가 된 기분이다”라고 적었다.

C군 출산 직전인 지난달에는 “남편이 술 먹으면서 첫째랑 둘째가 자기 자식이 아니고 다른 남자의 아이 같다며 유전자 검사를 하자고 했다. 그래서 ‘알겠다’고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이들 사이에 불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그는 “(남편이) 아이를 던진 것 아닌가. 두개골이 함몰될 정도면 아이를 실수로 떨어뜨린 건 아니다”라며 “그 여자와 남자 사이에도 상당한 폭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18일 중앙일보에 말했다. 이어 “(첫째 딸은) 학대가 일어나 (법원에서) 분리했지만, 둘째 아이를 또 낳은 것을 보면 기본적으로 두 사람은 만남부터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 부부는 (생후) 2주짜리가 오줌을 싸는 게 훈육의 대상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상식이 없다. 이런 몰상식이 결과론적으로 학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18일 A씨 부부를 살인과 아동학대중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이달 초부터 7일 사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익산시 한 오피스텔에서 C군을 침대에 던지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9일 오후 11시57분쯤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졌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면서 119에 신고했으며, 당시 아이의 얼굴 여러 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부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C군 사망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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