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띄우는 野 "허수아비 안할 분..정권 곪아 떠나는 것"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이 청와대를 겨냥한 야당 공세의 핵심 뇌관으로 떠올랐다. 검찰 인사안을 둘러싼 박범계 법무부 장관 등과의 갈등속에서 신현수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알려진 뒤 국민의힘은 연일 “문 대통령이 사태를 해명하라”고 압박 중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9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 참모들이 신 수석 사의와 관련해 문 대통령을 거론하지 말라는데, 대통령은 치외법권 구름 위의 신성한 존재냐”며 “신 수석이 임명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사의를 굽히지 않는 이유를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국회 운영위 업무보고에 신 수석을 출석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은혜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신 수석 사태는 윤석열 사태 시즌2”라며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말을 믿은 윤 총장을 고사시킨 것처럼, 문 대통령이 듣고 싶지 않은 말만 하는 신 수석을 참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의 손을 뿌리치고 이광철 민정비서관을 통해 ‘조국 수석 기조’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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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민의힘서 야당몫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
한편 국민의힘 일각에선 신 수석을 향한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한 검사 출신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달라도, (신 수석은) 원칙과 상식은 지키는 문 정부에서 드문 인사”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진의원도 “(신 수석은) 권력 때문에 법과 원칙을 어기는 일은 하지 않을 성격으로 허수아비로 있을 바엔 관둘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는 지난해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을 놓고 여야가 줄다리기할 때 국민의힘 추천 몫에 신 수석이 거론됐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당시 신 수석은 국정원 기조실장에서 물러난 상태였는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민주당이 신 수석 추천마저 거절하면 허수아비 처장을 내세우겠다는 뜻이 명백한 것 아니겠냐”는 얘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 중진의원은 “이후 당에서 실제 의사를 타진했지만, 신 수석이 거절한 거로 안다. 신 수석이 여야를 막론하고 원칙론자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신 수석 사태에 화력을 집중하는 건, 이번 사의가 임기를 1년여 앞둔 문 대통령의 레임덕을 상징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때 문 대통령 복심으로 불린 신 수석이 청와대를 떠나겠다는 건, 정권 내부 문제가 손댈 수 없을 정도로 곪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 수석 사의는 문재인 정부에서 논란이 된 검찰 인사는 물론, 최근 불거진 이명박 정부 국정원 사찰 논쟁과도 맞닿아 있어, 국민의힘 내부에선 신 수석을 국회 업무보고에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MB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명예교수는 이날 라디오에서 자신을 겨냥한 사찰 논쟁을 해명하면서 신 수석 얘기를 꺼냈다. 부산시장 선거 유력주자인 박 교수는 “신 수석이 (사찰 문제에 대해) 청와대에 ‘잘못 개입하면 선거개입이 된다’고 만류했다는 보도가 있다”며 “(현 청와대와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해명을 요구한다”고 맞불을 놨다.
손국희·성지원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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