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첫 다자 무대서 4조 쏜다..'백신 국수주의' 완화하나

임선영 2021. 2. 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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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서 40억 달러 기부 발표 예정
英 존슨 총리도 "남는 백신 빈곤국 기부"
마크롱 "확보 백신 5% 기부" 동참 제안

19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백신 공조' 등 코로나19 공동대응이 주요 의제로 논의된다. 이들 부국을 중심으로 한 '백신 싹쓸이', '백신 국수주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것을 의식한 행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빈국 등에 백신을 보급하기 위해 40억 달러(약 4조4300억원)를 기부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19일 G7 정상회의에서 빈곤국 등에 백신 보급을 위해 미국이 40억 달러를 기부한다는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물량의 5%를 개발도상국들에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이번 G7 정상회의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남는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대부분 빈곤국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국가의 백신 기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백신공동구매 협의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코로나 백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며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미 듀크대 집계에 따르면 고소득 국가는 코로나19 백신을 약 46억회 분 확보한 반면, 저소득 국가는 이에 한참 못미치는 6억7000만회 분의 백신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7일 "전 세계에서 10개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75%를 차지하는 반면 1회 분도 얻지 못한 국가가 130곳에 이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자국 확보 백신의 5%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FP=연합뉴스]

이에 따라 이번 G7 회의에선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분배와 감염병 예방 공동 대응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번 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등장하는 다자 정상외교 무대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백스에 20억 달러를 즉각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다른 나라들이 백신 기부에 동참할 경우 20억 달러를 추가로 지원할 방침이다.

이는 WHO와 갈등을 빚으며 코백스 지원을 거부해 온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상반된다. 미국의 리더십 회복과 다자주의 복귀를 예고한 바이든 행정부의 상징적 행보라는 분석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백신이 담긴 병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마크롱 대통령도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을 향해 "각자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의 5%를 개발도상국에 나눠주자"고 제안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런 구상을 지지한다"면서 "아프리카 나라들과 백신 물량을 나눈다고 국내 백신 공급을 지연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도 G7 회의에서 영국이 남는 백신 물량을 빈곤국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다른 나라들에 동참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BBC 등이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 백신 공급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백신을 일찍 확보한 나라들조차 국내 물량이 달리는 상황이다. 그래서 일각에선 이같은 '백신 나눔'이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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