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수는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다
[박미경 기자]
▲ 전남 화순 동구리호수공원 |
ⓒ 박미경 |
그냥 흔하디 흔한 저수지였다. 농촌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주변 논에 물을 대기위해 만들어 놓은 많고 많은 저수지 중의 하나였다.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곳이지만 누군가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던 그저 그런 저수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그저 그렇던 저수지는 사시사철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지역의 명소가 됐다. 봄에는 벚나무와 철쭉, 여름에는 백일홍, 가을에는 은행나무, 겨울에는 호젓함이 발길을 끌어당긴다.
▲ 전남 화순 동구리호수공원 |
ⓒ 박미경 |
만연저수지는 천년고찰 만연사를 품고 있는 만연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저수지를 끼고 있는 동구리는 화순읍시가지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산 아래 작고 한적한 마을이었다.
시가지와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적당히 떨어져 있는데다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만연산이 뒤를 감싸고, 만연산에서 흐르는 맑은 물줄기가 마을 앞 저수지로 흘러든다.
▲ 전남 화순 동구리호수공원 |
ⓒ 박미경 |
변화는 서서히 이뤄졌다. 어느 순간 저수지 앞 흙길이 아스팔트로 포장되더니 저수지 둘레 둑방이 견고하게 다져지면서 산책로가 생겨났다. 도로와 인접한 곳에 넓은 공터가 생기더니 파릇파릇 잔디와 나무가 심겨진 공원이 들어섰다.
공원과 산책로 주변에는 봄이면 화사한 벚꽃과 형형색색 철쭉이, 여름이면 붉은 배롱나무가, 가을에는 노란 은행잎이 계절의 변화를 알렸다. 눈 내린 후의 설경도 장관이다.
화순읍 시가지와 마주하는 커다란 둑방 아래 논밭도 장미터널과 어린이놀이터, 바닥분수, 공연장, 정자 등의 시설을 갖춘 공원으로 바뀌었다. '저수지'라 부르기 미안해 '호수'라 부르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만연저수지는 인근 마을의 이름을 따서 '동구리호수공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 전남 화순 동구리호수공원 |
ⓒ 박미경 |
호수는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다. 호수 중앙 달 모양의 조형물은 은빛으로 반짝이고, 조형물 주위에는 작은 분수가 오색의 빛을 내뿜으며 낭만적인 풍경을 빚어낸다.
잔잔한 물결 아래로 잠긴 호수 주변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바람에 스치는 물소리와 물고기들이 간간히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내는 찰랑거림, 이름 모를 새들의 속삭임이 귀를 간질인다.
▲ 전남 화순 만연사 설경 |
ⓒ 박미경 |
만연사·오감연결길·다산숲속체험장·석봉미술관 힐링 가득
동구리호수공원 주변은 힐링으로 가득하다. 공원 인근에는 만연선사의 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천년고찰 만연사가 힐링을 선물한다. 고즈넉한 산사에 울리는 풍경소리와 함께 들리는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붉은 연등을 매단 배롱나무와 어우러지는 설경도 장관이다.
호수공원은 만연산 오감연결길과 무등산국립공원 무돌길로 이어진다. 특히 오감연결길은 경사를 줄이고 완만하게 산책로를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편안히 산행을 즐길 수 있어 가족과 함께 찾는 이들이 많다.
호수공원 인근 다산숲속체험장은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어 건강휴식처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숲 속 곳곳에 자리잡은 나무데크에 누워 사시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소나무 향에 취하다보면 온몸 가득 건강함으로 가득 찬다.
▲ 화순읍 시가지가 한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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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화순 동구리호수공원 |
ⓒ 박미경 |
▲ 녹음 가득한 동구리호수공원 |
ⓒ 화순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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