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독재 물러가라" 한국서도 펼쳐진 '세 손가락'

이소연 2021. 2. 19. 13: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거주 미얀마 단체 민주화 지지 집회
한국 시민들도 온·오프라인서 동참 늘어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정범래씨 제공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온·오프라인에서도 미얀마 민주화 지지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규탄 기자회견 및 집회를 진행했다. 해당 단체는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 민주활동가와 노동자와 유학생,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한국시민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얀마 군부 세력의 배후 의혹을 받는 중국을 비판했다. 성명서에는 “중국 정부는 미얀마 국민이 정당한 선거로 만든 합법적인 민주 정부를 총칼을 앞세워 빼앗은 미얀마 군사정권을 절대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세력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 미얀마 민주화를 방해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재한 미얀마 유학생들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얀마 군부정권 퇴진과 문민정부로의 정권 이양 촉구 기자회견에서 민주주의 수호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 시민들은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후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도심 곳곳에서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촉구하는 집회를 진행해왔다. 

모금운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주한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모금에 현재까지 2억원이상 모였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 노동자들이 민주화를 지지하며 적극적으로 성금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금은 현재 ‘시민불복종 운동’의 일환으로 파업을 진행 중인 미얀마 공무원에게 전달된다. 공무원 파업은 군부를 압박하는 강력한 수단이다. 파업에 참여한 공무원은 월급을 받지 못 한다. 정부가 제공하는 기숙사에 거주 중인 공무원은 따로 살 거처를 마련해야 한다.  

소모뚜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자문은 “일회성이 아니라 미얀마 군부 독재가 물러날 때까지 매달 성금을 지원하겠다는 열정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며 “미얀마인들도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 군부독재를 몰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활동가 등을 돕고 있는 시민 정범래씨는 “지난 2007년 미얀마에 머물 당시, 민주항쟁을 직접 봤다. 군부독재를 딛고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탄압받는 일은 한국인에게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며 “미얀마의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미얀마 사람들은 민주화를 이룬 한국인들의 응원에 큰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수의 시민들이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온라인 해시태그 캠페인에 참여했다. 캠페인 홈페이지 캡처
온라인에서도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해시태그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검지와 중지, 약지 등 세 손가락을 들어 ‘인증샷’을 찍은 후 #SaveMyanmar 해시태그를 다는 방식이다. 세 손가락을 드는 제스처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유래됐다. 헝거게임 속 시민들은 독재에 대항하는 표시로 세 손가락을 들었다. 앞서 홍콩과 태국 등 반정부 시위에서 시민들이 세 손가락을 들며 투쟁했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했다.

세 손가락 제스처뿐만 아니라 군부 쿠데타로 축출,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아웅 산 수치 여사의 사진을 들고 석방을 촉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캠페인이 이뤄지고 있다.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이 다음 주자 3명을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도 있다. 

해시태그 캠페인은 지난 8일부터 따비에, 국제민주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참여연대 등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다양한 SNS로 캠페인이 진행되기에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500명 이상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미얀마 최대 도시이자 옛 수도인 양곤 중심가에서 17일(현지시간) 도로를 가득 메운 시위대가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얀마 군부가 사흘 연속으로 인터넷을 차단한 가운데 양곤에서는 병력 추가 진입설이 나돌고 있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시민들에게 대규모 시위를 촉구하고 나서 양측의 충돌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수치 여사가 이끄는 국민민주연맹이 총선에서 압승했다. 그러나 군부는 총선 결과에 불복,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에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며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양곤에서 진행된 집회에는 10만명 가량이 운집했다. 미얀마 군부는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발령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향해 실탄을 발사,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던 여성 1명이 사망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지난 4일부터 불복종 시위를 시작했다. 국영 의료기관 소속 의사와 간호사,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등이 군부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파업을 벌였다. 의료진은 자택 또는 민영의료기관 등에서 진료를 하며 출근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에서는 지난 1988년과 2007년에도 대규모의 민주화운동이 진행됐다. 당시 군부는 거리로 나선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해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soyeon@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