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성 생명체 찾기 대장정에 나서다(종합2보)

김수환 2021. 2. 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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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서비어런스 착륙 성공..NASA 연구원 일제히 환호
화성의 고대 생명체 흔적 찾는 임무 착수
향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한 토양 샘플 채취 임무도
화성에 정착 가능한 환경 조성 가능한지 실험 진행
바이든, "오늘은 미국의 과학 기술에 한계 없다는 것 보여준 날"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인내)호가 안전하게 착륙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18일 오후 3시55분. 미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항공우주국(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비행책임자 스와티 모한이 퍼서비어런스호의 화성 착륙을 공식 확인하자 통제실 안에 모여 있던 NASA 연구원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미국의 다섯 번째 화성탐사선 퍼서비어런스호가 화성에 착륙,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아나서기 위한 임무에 착수했다. 퍼서비어런스호는 향후 지구로 직접 토양 샘플을 가져오기 위한 샘플 채취와 더불어 화성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전환하는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이번 임무에 성공한다면 화성 탐사의 획기적인 성과가 될 뿐만 아니라 인간이 화성에 직접 거주할 환경 조성이 가능하다는 점도 증명할 수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시에 위치한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연구원들이 미국의 화성탐사선 퍼서비어런스호의 화성 착륙 성공 직후 환호하고 있다. 패서디나(미국)=AFP연합,

스티브 유지크 NASA 국장 직무대행은 "이번 착륙은 우리 인류의 우주 탐사와 미국, NASA의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우리 인류의 미래를 향한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자 화성에 사람을 보내기 위한 여정의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NASA는 이번 퍼서비어런스호의 임무 수행을 위해 22억달러(약 2조4000억원)의 개발 비용을 포함해 총 27억5000만달러(약 3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퍼서비어런스호의 화성 착륙 성공 직후 트위터를 통해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 미국의 과학 기술로 그 어떤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날"이라고 전했다.

◇가장 진보된 화성탐사선, 비행 드론 탑재= 퍼서비어런스호는 지난해 7월30일 발사된 뒤 4억7100만㎞를 비행해 화성에 도달했다. 이 탐사선은 화성 비행 중 가장 위험한 과정으로 알려진 ‘공포의 7분’으로 불리는 착륙 과정을 무사히 통과했다. 이 과정이 공포의 7분으로 불리는 것은 지구와 화성 간 교신 지연 시간이 약 11분이어서 7분이 소요되는 착륙 과정을 NASA가 직접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상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한 화상탐사선이라고 평가되는 퍼서비어런스호는 화성의 토양과 대기를 분석하기 위한 각종 카메라, 레이저, 센서 등이 탑재됐다. 특히 비행 드론인 ‘인제뉴어티(Ingenuity)’를 탑재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인제뉴어티가 화성에서 비행하게 된다면 인류 최초로 다른 행성에서 비행한 동력 비행체가 될 전망이다. 인제뉴어티는 상공에서 비행하며 퍼서비어런스호의 운행 진로를 지도하게 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한 전광판에서 퍼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을 앞두고 착륙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뉴욕(미국)=EPA연합

이날 퍼서비어런스호가 내려앉은 곳은 화성의 고대 삼각주로 알려진 ‘예제로 크레이터(Jezero Crater)’ 지역이다. 이 지역은 움푹 파인 구덩이와 절벽, 자갈밭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약 39억년 전에 화성에 물이 흘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다면 이 지역에 미생물의 흔적이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임무의 또 다른 목표는 향후 화성의 토양 샘플을 지구로 직접 가져오기 위해 샘플을 채취하는 것이다. 그동안 모든 화성 탐사 임무는 화성에 착륙한 탐사선이 직접 토양을 분석하고 자료를 지구로 보내오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토양 샘플을 직접 지구로 가져올 수 있게 된다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샘플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에 퍼서비어런스호는 예제로 크레이터에서 유기물을 찾고 토양 샘플 등을 채취해 특정 장소에 보관한다. 이후 이 샘플들은 추후 발사될 또 다른 로버에 의해 수거돼 다른 우주선에 전달된 후 2031년 지구로 보내진다.

◇화성 대기서 산소 생성 실험도 진행= 천문학 연구단체인 행성협회의 루이 프리드먼 연구소장은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것은 우리 인류의 화성 탐사 역사 중 가장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며 "성공한다면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내는 일도 머지않아 가능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퍼서비어런스가 촬영한 착륙지점의 주변 사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퍼서비어런스호에는 화성에서 산소 생산이 가능한지 실험해보는 장비도 탑재됐다. 화성 대기의 96%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 인간의 호흡이나 로켓 추진의 산화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에 성공한다면 인류의 화성 개척 과정에서 중요한 성과가 될 전망이다. 산소를 지구에서 직접 가져오는 것이 아닌 화성에서 자체적으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화성의 생태계 일부를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中 화성탐사선은 5월 착륙 시도= 한편 지난 1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화성탐사선 ‘아말(희망)’이 아랍 국가 중 최초로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데 이어 12일 중국 화성탐사선 ‘톈원(하늘에 묻다) 1호’도 화성 궤도에 진입하며 세계 각국의 화성 탐사 경쟁이 본격화됐다. 특히 톈원 1호가 이르면 오는 5월 예정된 화성 착륙에 성공하면 중국은 미국에 이어 화성에 직접 탐사선을 착륙시킨 두 번째 국가가 된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피카딜리 광장 전광판에 퍼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 모습을 묘사한 그래픽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런던(영국)=AP연합

이 밖에도 유럽우주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화성 탐사 임무 ‘엑소마스(ExoMars)’를 통해 이르면 2023년에 화성탐사선을 착륙시킬 예정이며 2014년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인도 역시 2024년 두 번째 화성 궤도비행선을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인도, UAE, 중국 등 총 6개국이다.

대럴 웨스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화성 탐사 임무를 시작으로 화성 개발을 위한 다국적 경쟁이 시작됐다"며 "단지 화성을 탐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화성 개척을 통한 상업화까지 진행된다면 우주 개발 역사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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