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창업자 김봉진 "5000억대 기부하겠다"

정진영 2021. 2. 19.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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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성가형 창업자들의 통 큰 기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 이어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도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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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절반 이상 사회 환원..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등록
더기빙플레지 홈페이지에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된 김봉진(오른쪽) 설보미 부부. 우아한형제들 제공


자수성가형 창업자들의 통 큰 기부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에 이어 ‘배달의민족’ 창업자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도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18일 김 의장이 세계적인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로부터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더기빙플레지는 기부(giving)를 약속(pledge)한다는 뜻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함께 2010년 재산의 사회 환원을 약속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이다.

더기빙플레지에 기부자로 등록되려면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해야 하고,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해야 한다. 현재까지 24개국, 218명이 더기빙플레지를 통해 기부를 선언했다. 가입자로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있고, 김 의장은 한국인으로는 첫 가입자다.

김 의장은 향후 5000억원 이상을 기부하게 됐다. 그는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달의민족을 40억 달러(약 4조40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 대금으로 받았던 DH 주식의 가치가 현재 2배 이상 오르면서 그의 재산 규모는 1조원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서 “창업 초기 20명도 안 되던 작은 회사를 운영할 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사를 보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더기빙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꿈꿨는데 오늘 선언을 하게 돼 무척 감격스럽다”며 “저와 저의 아내 설보미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전라남도 완도군 소안면에 딸린 작은 섬 ‘구도’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땐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도 했다.

김 의장은 향후 교육 불평등 문제 해결, 문화 예술 지원, 그리고 자선단체들을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더기빙플레지가 일종의 ‘기부 선언’ 캠페인임을 강조하며 “기부자의 의사에 따라 기부처가 결정된다”며 “해외에 기부를 한다는 것은 오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앞서 김 의장은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한 뒤 현재까지 총 100억3100만원을 기부했다. 그중 사랑의열매에 기부된 71억원은 사고를 당한 배달업 종사자(라이더)들의 의료비와 생계비에 사용되고 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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