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4억 건설공제조합, 낙하산이 만든 신의 직장

함종선 2021. 2. 1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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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이사장 중 국토부 출신 6명
반대하는 노조 달래려 임금 인상
금융공기업 연봉보다 40% 많아
조합 만든 건설사들 "방만 경영"

전국 9280개 건설사 대표들이 최근 청와대·국토교통부·각 정당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동안 건설공제조합에 ‘낙하산 이사장’들이 내려와 방만 경영으로 건설공제조합을 직원 연봉이 과도하게 많은 ‘신의 직장’으로 만들었다며 앞으로는 이사장을 조합원 중에서 뽑게 해 달라는 내용 등이 탄원서에 담겼다.

건설공제조합은 1963년 건설사들이 출자해 설립했고, 건설공사에 필요한 보증과 건설사에 대한 대출 등의 금융업무를 하는 민간조합이다. 1993년부터 2015년까지 20여년간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자리는 국토교통부 퇴직 관료 차지였다. 조덕규 전 건설부 제2차관보부터 정완대 전 국토해양부 상임위원까지 6명이 거쳐 갔다. 현 최영묵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일 때 대선캠프에서 언론특보로 참여한 언론인 출신이다.

금융공기업 일반 정규직 1인 평균 연봉

중앙일보가 건설공제조합 예산서와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현 이사장의 지난해 공식 연봉은 4억3312원이다. 그런데 사용처를 기재하지 않는 업무추진비 등이 연봉보다 훨씬 많다. 항목별로 보면 대외업무비가 1억560만원이고, 업무추진비가 6816만원, 그리고 경조사비가 2078만원으로 세 항목을 합해 1억9454만원이다. 그리고 공통 업무추진비가 3억9256만원 있다. 이를 모두 합할 경우 8억원이 넘는다.

한 건설사 대표는 “낙하산 이사장 때문에 건설공제조합 임직원의 급여와 복지가 대한민국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등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낙하산 이사장 취임 때마다 건설공제조합 노조는 항상 ‘출근 저지’ 투쟁을 했고, 이후 새 이사장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임단협을 통해 임금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실제 건설공제조합 임직원의 연봉과 복지는 ‘초특급 신의직장’ 수준이다. 건설공제조합 예산서에 따르면 올해 건설공제조합 직원(정규직 464명)의 평균 연봉은 1억4260만원으로 추산된다. 결산을 마감한 2019년을 기준으로 할 때는 1억2987만원으로 ‘원조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한국산업은행 등의 금융공기업 9개사의 평균(9329만원/2019년 결산보고서 기준)보다 40% 많다.

이에 대해 건설공제조합 김현정 기획본부장은 “올해 직원 연봉은 예산서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실제 집행되는 것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공제조합의 2019년 예산서와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집행률은 105%로 오히려 계획보다 많이 지급했다.

함종선 기자 ham.jong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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