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제2공항 필요할까" 물었더니 제주도민 "반대" 우세

문정임 2021. 2. 1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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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부지(성산읍) 주민은 "찬성"이 압도적
제주도, 내주 여론조사 결과 국토부에 제출
도민·주민 엇갈린 향방..국토부 결론 주목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반면 2공항 예정지 주민 조사에선 찬성 비율 높았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두고 지역 갈등이 커지자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된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도민과 예정지 주민의 여론이 엇갈리면서 국토부가 이번 조사 결과를 어떤 방향으로 수용할 지 주목된다.

18일 제주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공직선거법상 직접 여론조사가 불가능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를 대신해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등 2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제주도민 2000명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제주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도민 여론조사에선 ‘반대’ 응답이 우세했다.

한국갤럽이 제주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도민 2019명에게 ‘서귀포시 성산읍에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 반대 47.0%, 찬성 44.1%로 반대가 찬성보다 오차 범위 내에서 2.9%p 높았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성인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동일 문항 조사에선 반대가 51.1%, 찬성이 43.8%로 반대가 찬성보다 7.7%p 높게 나타났다.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찬성’ 응답이 많았다.

한국갤럽이 성산읍에 거주하는 성인 504명에게 제2공항에 대해 물은 결과 찬성 64.9%, 반대 31.4%로 찬성이 반대를 33.5%p 앞섰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찬성 65.6%, 반대 33.0%로 찬성이 반대보다 32.6%p 높았다.

건설 예정지 주변 주민들은 찬성이 많았으나 전체 도민을 표본으로 한 조사에서는 제2공항 건설에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한 셈이다.

국토부는 2015년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제주지역내 찬반 대립이 격화되자 제주도와 도의회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도민 여론조사 진행하면 결과를 정책 결정에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도와 의회는 공동 여론조사 추진에 합의하고 관련 절차를 이행해왔다. 특히 국토부 관계자가 앞서 지난 달 도·의회와 가진 면담에서 찬성이나 반대가 조금이라도 높게 나오면 도민 입장을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지난 6년 간 이어진 갈등이 종식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도민과 성산읍 주민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번 조사 결과가 국토부의 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로 데이터(Row Data, 기초자료) 형태로 여론조사 공정관리 공동위원회에 전달돼 공정성 검증을 거친 뒤 제주도로 제출된다. 도는 이르면 다음 주 초쯤 조사 결과를 원희룡 제주도지사 명의로 국토교통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은 제주국제공항 혼잡 문제를 해소하고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까지 사업비 4조9000억원을 들여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3200m급 활주로와 유도로, 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개발 총 면적은 545만㎡로 여의도의 2배에 달한다.

사업은 당초 2018년 착공해 2025년 개항 예정이었으나 입지 타당성 문제, 군 공항시설로의 이용 가능성,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 등으로 지연됐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공공기관이 안심번호를 이용해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유권 해석이 나옴에 따라 제3의 기관으로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관했다.

한국갤럽은 만 19세 이상 남녀 도민 2019명(표본오차 ±2.2%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4명(표본오차 ±4.4%, 신뢰수준 95%), 엠브레인퍼블릭은 도민 2000명(표본오차 ±2.19%,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0명(표본오차 ±4.38%, 신뢰수준 95)을 대상으로 각각 조사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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